-통합진보당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러 진보 성향의 정당이 연대해 만들어진 당이다. 연대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연대가 절대적인 진리는 아니다. 이론적으로 옳은 것도 아니다. 우린 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요구하는 바를 수용한 것이다. 현 정부가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 다른 세력이 권력을 잡아 ‘살만하게 바꿔주길’ 바라는 국민들이 많다. 허나 현재 단독으로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여권 정당은 없다. 우리가 연대해 정당을 이루고 총선에 민주통합당과 연대해 야권 단일후보를 낸 이유도 결국 국민들의 현실적인 요구에 의한 것이다.”

-총선과 대선이 끝난 이후의 행보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통합진보당을 구성하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주로 국회 밖에서의 활동을 진행해왔다. 만약 총선과 대선을 성공적으로 치루게 될 경우 원내 정당으로 활동해야 한다. 이때 통합진보당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진보세력들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권력을 비판하고 항의하는 기존의 활동에서 벗어나 국정의 일부를 담당해야 한다. 더 큰 권한이 부여되고 더 큰 책임이 부여된다. 행동양식, 사고방식, 책임, 문화 등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일종의 시험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통과하면 정치세력으로서의 생명을 부여받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되는 시험대 위에 서게 될 것 같다.”
 
-작년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 이후 20대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대를 공략하기 위한 통합진보당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있는지 궁금하다.
“참 어려운 일이다. 모든 정당들이 20대에게 무엇으로,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반값등록금, 주거, 취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말을 걸려고 노력하고 정책을 준비한다. 통합진보당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다만 그간 통합진보당이 다른 정당에 비해 부족했던 점을 개선할 필요는 있다고 느껴진다. 진보정당하면 무슨 생각이 떠오르는가. 
아마 많은 사람들이 ‘뭐든 반대한다’ 혹은 ‘이념적이다’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이런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 사실 이미지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20대와의 소통을 위해선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정당이 될 필요가 있다.”
 
-최근 청년비례대표 공천이 큰 이슈로 떠올랐다. 이를 두고 ‘20대의 표를 끌어내기 위한 정치적 쇼’라는 의견이 있는데.
“일리있는 지적이다. 기성 정치인들에 의해 간택된 느낌이 강하다. 통합진보당에서도 청년비례대표 제도를 실시했지만 미흡한 홍보와 부진한 참여로 인해 결국 당원들끼리 투표하는 당내 행사정도로 마무리됐다. 정당의 색채에 맞는 사람을 뽑는게 아닌 외부 단체에 부탁해 후보자를 선정하고 정당은 의석을 마련하는 역할에만 그쳤어야 한다.”
 
-청년비례대표의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당 밖의 청년세대의 선택을 통해 비례대표로 선정된게 아니지 않나. 대중적인 영향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우리 당에서도 청년비례대표를 선정했지만, 결국 이게 사실인 것 같다. 사실상 청년비례대표 제도는 실패했다고 본다.”
 
-그래도 거는 기대가 있을 것 같은데.
“비록 과정은 성공적이지 못했지만 뭔가 나은점이 있어서 뽑혔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잘해주길 바랄 뿐이다. 기성 정치인과는 뭔가 달라도 다르지 않겠나.”
 
-지난해부터 등록금 인하에 대한 요구가 거세다. 통합진보당이 마련한 등록금 관련 대책이 있나.
“우선 국공립대부터 시작해야 한다. 서울시립대의 선례를 따라가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경우 즉각적인 예산편성을 통해 국립대학교부터 반값등록금을 시행하는게 우리 당의 공약이다. 야권 전반에 걸친 합의사항이기도 하다.”
 
-사립대 등록금 대책은 없나.
“사실 사립대학의 경우엔 손대기 어려운 문제다. 각 대학 간 사정이 다르고 공적 성격을 인정하기 어려운 학과들도 많다. 또한 사학재단의 운영방식이 달라 재정지원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정치권에서도 등록금과 관련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다들 섣불리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 침묵의 카르텔이라고 할까(웃음). 일단은 쉽게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국립대학교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있나.
“청년실업은 이미 단단한 구조를 형성했다. 좋은 일자리를 가지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원하는 일자리는 적은게 현실이다. 이러한 구조를 단칼에 풀긴 어렵다. 그래서 우리 당에선 청년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우리가 낸 해법은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국민소득이 1만 5천불에서 2만불 사이인 OECD가입국의 취업자 구조를 비교했을 때 다른 나라와 가장 많은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 공공서비스 분야다. 다른 나라에 비해 공공서비스 분야의 일자리가 적은편이다. 공공서비스 분야에의 투자 증대를 통해 취업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보편적 복지정책은 서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복지에 대한 투자가 노동시장에서의 경쟁을 완화시키고 이를 통해 평균소득의 증대를 가져와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결국 복지분야에 대한 투자가 해결책인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생각인가.
“복지공약에 드는 예산을 전부 합치면 매년 63조원 가량의 추가 재원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소득세 최고구간을 신설하고 당기순이익 1000억원 초과 기업에 부과되는 한계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등 조세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소득이 있는 모든 곳에 과세해 진정한 조세정의를 실천하자는게 우리 당의 목표다.”
 
-재원마련 과정에서 많은 반발이 있을 것 같은데.
“당연한 일이다. 세금 올린다는데 반발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나. 어느 정도의 과세가 정의로운가에 대한 답은 사회적 합의에 의한 것이다. 사회적 합의가 따른다면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정당들이 제시한 복지 정책 중 가장 광범위한 복지정책을 내놓았다.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다른 사람들에게 ‘63조원이 필요하다’고 하면 다들 놀란다(웃음). 다른 당에 비해 많은 예산을 배정했지만 크게 어려울 것도 없다고 본다. 문제는 힘을 가지는 것이다. 현재 우리 당이 확보한 7석은 정책을 현실화하기엔 한참 부족하다. 총선을 통해 우리와 합의하지 않으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는 정도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최근 소통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전략이 있나.
“항상 ‘국민들이 이 모습을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당에서 진행되는 회의에서도 종종 이런 말을 한다. 특별한 전략보단 매사에 정직하게 임하는 것이 가장 좋은 소통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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