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환경은 경쟁대학 30%
교수들 노력은 200%
 
 
중앙대는 2008년 법인교체 이후 연구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연구 분야에서 각종 대학평가 성적이 갈리기 때문이다. 어느 대학이나 마찬가지로 연구의 중심은 자연공학계열이다. 새로 자연공학계열을 이끄는 윤경현 부총장을 만나 대학 발전 전략을 들어봤다.
 
-부총장직을 맡은지 두 달 정도 지났다. 부총장직을 맡은 소감을 듣고 싶다.
“자연공학계열은 중앙대 전체 연구비의 53%, SCI 논문의 52%, 특허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계열이 어떻게 활성화되느냐에 따라 중앙대 전체경쟁력이 달라지는 것이다. 어떤 정책을 세워야 우리 계열이 더 발전하고 교수님들의 연구와 학생들의 학교생활이 더 활기찰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이 된다. 그리고 어께가 많이 무겁다. 우리 계열의 최종의사결정을 해야하니 말이다. 내가 생각한 것이 정말 옳은 것인지 판단하는데 중압감이 굉장히 무겁게 느껴진다.” 
 
-전임 부총장이 사임하신 이유로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이 꼽히는데.
“전임 부총장님이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시면서 많은 오해들이 생겨났다. 교수님들이 대학 정책결정과정에서 교수님들의 소외감을 느끼고, 결정된 정책에 대한 이해 구하기에 목말라 하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취임 후 학과별, 그룹별로 교수님들을 만나면서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자연공학계열의 핵심 과제인 연구경쟁력 강화 방안은 없나.
“자연공학계열뿐만 아니라 중앙대 전체적으로 ‘연구경쟁력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우선 자연공학계열은 대형과제 수주와 연구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자연공학연구원을 열었다. 현재 스마트지능로봇 연구센터와 생명자원발굴 및 실용화센터, 지속가능형기반시설 연구센터가 지원받고 있다. 그리고 범 대학 차원에서 대학 전체 연구경쟁력 강화를 위한 위원회 구성을 총장님께 건의드리자 긍정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모교 출신 대학원 진학률이 낮은 편인데.
“낮은 대학원 진학률은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대학원 장학금을 신설한 이후로 진학률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탑클래스의 학생들은 카이스트나 다른 대학으로 떠나는 실정이다. 계열 나름대로의 분석으로는 대학원 진학 후 취업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작업이겠지만 우리 대학원을 졸업하면 대기업 취직이 보장되도록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대기업 취업보장이라면 성균관대 모델을 말하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특정 학과만을 지원해 그 학생들만 대기업으로 끌고가는 것은 대학 전체 발전 측면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의전원, 약대로도 많이 빠진다.
“학생들이 선택하는 진로를 강제로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학생들이 희망할만한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전공분야에 더욱 몰입할 수 있고 의욕을 만들어주는 교육 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연구실 인턴제도인 PE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성과가 좋다. 지난해 수혜자 115명중 52명이 대학원에 진학했다. 올해는 PE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해보려고 노력중이다. 또한 이번 학기부터 성적이 우수한 신입생을 대상으로 Advanced Physics, Advanced Chemistry 과목을 개설해 보다 고급화된 물리, 화학을 가르치고 있다.”
 
-자연공학계열 연구 시설이 열악한 편인데.
“정말로 열악하다. 중앙대의 연구 시설은 경쟁대학의 30%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연구 성과는 경쟁대학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이는 교수님들과 대학원생들이 150%, 200% 노력하며 이뤄낸 성과다. 우리 교수님들 열악한 환경에서 정말 열심히 연구하고 계신다.”
 
-본부에 시설 투자를 더 요구해야하는 것 아닌가.
“알다시피 서울캠퍼스에서 시설 확충을 요구하기가 어렵다. 다행히 310관을 짓는다는데 그곳에 탈출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경영경제계열에서 쉽게 내어주지 않을텐데.
“흔히 경영경제관이라 부르는데, 310관을 모두 경영경제계열이 쓰는 것은 아니다. 특히 중앙대 경쟁력을 책임지는 자연공학계열에서는 더욱 납득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310관이라고만 부른다(웃음). 발전기금 모금 등 합당한 노력을 보이면서 새로운 공간에 대한 요구를 해나갈 것이다.”
 
-신캠퍼스 이야기하면 항상 자연공학계열 캠퍼스 이전이 따라나온다.
“굉장히 민감한 문제다. 캠퍼스 이전 문제는 중앙대 전체 경쟁력과 결부해서 생각해야할 문제다. 아직 어느 계열이 이전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어떤 계열이 가던 중앙대 전체 경쟁력이 향상되는 방향으로 결정되야 한다. 서울을 떠나면서 떨어진 경쟁력을 상회할만한 지원책을 마련해야한다는 말이다. 시설 투자나 장학금이 한 방법일 수 있다. “검단캠퍼스를 가더라도 이런 혜택들이 있네?”하면서 우수한 학생들이 찾아 올 수 있도록. 
 
-직접 설계했으니 누구보다 책임부총장제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을 것 같다.
“계열의 상황에 맞는 정책을 만들 수 있으니 과거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많이 보인다. 과거에는 교수 연구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세운다 했을 때 모든 계열에 공통된 정책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각 계열에 맞는 정책은 따로 있다. 자연공학계열 PE프로그램 같은 사업은 예전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지난 1년 동안 혼란도 많았는데.
“국내 최초의 시도 아닌가.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대학 본부가 계열 간 경쟁을 조율하고 행정 업무에 대한 지원을 늘린다면 굉장히 좋은 장점을 가진 시스템이 될거라 생각한다. 뭐, 내가 만들어서 그런 것은 아니고(웃음).”
 
-자연공학계열 구성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교수님들이야 너무나 열심히해 주시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한가지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 우리 중앙대 학생들 상당히 우수한 인재들이다. 그런데 끈기와 목표의식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 내가 자주 쓰는 말인데 ‘Impossible is nothing’ 정신으로 끈기와 목표의식을 갖고 노력한다면 SKY 대학 학생들보다 훨씬 인간성 좋고, 실력 뛰어나고, 사회가 선호하는 인재들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부총장으로서 어떻게 학생 여러분의 목표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윤경현 부총장은 안경을 3개 가지고 있었다. 하나는 근시용, 하나는 돋보기 그리고 양복 주머니에 또하나의 돋보기. 그는 “다른 부서에서 하는 회의가 많아 돋보기 한 개는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고 말했다. 계열을 넘어 중앙대 전체 경쟁력을 고민하는 부지런한 부총장을 만난 자연공학계열, 그간의 잡음을 떨쳐내고 도약할 날만 남지 않았나 싶다.
 
윤경현 부총장 
 
중앙대학교 전자계산학과를 나와 코네티컷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2006년부터 2년간 한국 컴퓨터 그래픽스 학회장을 역임했다. 이 외에도 정보통신부 기술 기획위원장, 한국과학재단 전문위원, 문화관광부 CT R&D 기획단 융합분과 위원장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보였다. 중앙대 내에선 2009년부터 2년간 기획처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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