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은 상경학부 3

지난 주말 <헬로우 고스트>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아주 따뜻한 가족 영화였습니다. 주인공의 곁을 맴돌던 귀신들은 주인공이 기억에서 잃어버린 죽은 가족들이였습니다. 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주인공을 가족들은 귀신이 되어 주위를 맴돌며 주인공이 자살을 시도할 때 마다 막았던 것입니다.


주인공은 그때 사고의 충격으로 가족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잃은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기억이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가족들과의 소중한 추억이 기억나며 얼른 사라지라며 소리친 귀신들이 가족이었단 사실에 눈물을 흘립니다. 저는 이 영화를 통해 ‘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인공처럼 가족에 관한 기억을 잃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도 가족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잊고 살지는 않나요?
 

우리가 가족이란 이름으로 함께 보낸 시간이 아직까지의 인생에선 대부분입니다. 비록 좋은 추억만 가득하진 않습니다. 형제와 싸운 일들, 부모님께 혼난 일들처럼 안 좋은 기억도 있지만 좋았던 추억이 더 많습니다. 어릴 적 가족들과 소풍 갔던 일, 생일선물로 평소 갖고 싶었던 것을 받아 기뻐했던 일, 온가족이 모여 가족신문 만들기 같은 학교 숙제를 했던 시간들.


가족. 어쩌면 너무나 당연해서 소중함을 모르고 지냈습니다. 고등학교 땐 기숙사 생활을 시작해 가족과 연락이 뜸해졌습니다. 대학교에서는 시간도 여유도 많아져 자주 연락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동아리 활동과 그 많은 과제를 하느라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 어느덧 3학년이 됐습니다. 솔직히 이젠 이틀에 한번 꼴로 걸려오는 안부전화도 조금은 귀찮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부모님의 관심과 걱정이 우리에겐 간섭과 귀찮음으로만 느껴지진 않았나요? 부모님의 안부문자에 단답형으로만 답장하진 않았나요? 이 글을 쓰면서 저도 반성하는 마음을 갖게 됐지만 가족을 떠올릴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소중한 추억들을 헬로우 고스트의 주인공처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자, 이글을 보는 이 순간, 핸드폰을 꺼내 부모님께 진심어린 문자 한 통 보내보세요. 놀람과 기쁨이 교차하는 부모님의 마음이 벌써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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