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식 교수(신문방송학부)


우리는 기사를 읽을 때마다 맨 앞에 내용을 압축해 보여주는 굵고 큰 낱말들을 보게 된다. 배너형식의 기사제목(banner headline)은 기사의 문패와 같은 역할을 한다.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기능을 하고, 이에 따라 독자의 뉴스 선택과 이용에 영향을 주기고 한다. 정보·요약적으로 작성된 기사제목은 기사의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고, 궁극적으로 기사와 신문의 신뢰도 향상에 기여 한다.


이에 반해 자극·선정적으로 작성된 기사제목은 흥미 유발을 통해 신문을 읽게 ‘만든다.’ 하지만 이의 반복적 사용은 기사에 대한 신뢰도와 신문의 공신력을 약화시켜, 궁극적으로는 독자의 외면을 초래한다. 이의 대표적 사례가 인터넷 포털에서 볼 수 있는 ‘낚시기사’다. 자극·선정적 기사제목으로 독자를 유인하는 기사를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낚인 기사제목과 내용의 불일치에 대한 황당함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해당 신문 나아가 신문과 언론 전체를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제1760호 중대신문 1면에 나타난 기사제목들이 정보·요약적이라기보다는 매우 연성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를 나열해 보면, “딱히 좋아서 쓰는 건 아냐”, “정치적 행동 난 반댈세”, “무용학과 남학생의 속사정”, “이나영 교수가 인권센터를 연 까닭은” 등이다. 다른 지면에서도 한 방송사의 개그프로그램이 유행시킨 단어들을 기사제목(우리는 떠나고싶다람쥐~)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읽히지 않는 중대신문보다 눈에 띄게 하여 학우들의 손안에서 읽히는 중대신문을 만들려는 노력이라는 점을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중대신문은 현재에 대한 역사적 기록이다. 그 기록물인 중대신문이 기사의 정보에 충실한 기사제목을 담아내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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