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관능적인 4분의 연애
쉽게 배우고 밀롱가에서 즐겨

 

▲ 지난 20일, 논현동 연습실에서 댄스동호회 ‘웰컴투댄스’의 첫 탱고수업이 있었다.

  드라마 ‘여인의 향기’를 아시는지. 극중에서 여주인공은 죽음을 앞두고 사랑하는 사람과 탱고를 배운다. 드라마 속에서 탱고는 곧 사랑이었다. 이동욱과 김선아, 두 배우가 추는 탱고의 로맨틱함에 시청자들은 흠뻑 빠져들었다. 이동욱이 김선아의 허리를 터프하게 끌어당겼을 때 여자들은 모두 이동욱에게 반하고 말았다. 그리고 탱고에도.
 

  두 배우가 춘 춤의 정확한 명칭은 아르헨티나 탱고다. 댄스스포츠 종목 중 하나인 탱고와는 조금 다르다. 아르헨티나 탱고에는 틀린 것, 잘못된 것이 없다. 추면 곧 춤이 된다. 규정이 정해져있는 댄스스포츠와는 달리 자유롭고 격식이 없다는 게 매력이다. ‘여인의 향기’ 외에도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아르헨티나 탱고를 활용했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알파치노가 춘 탱고도, 영화 <물랑루즈>에 나왔던 ‘록산느의 탱고’도 모두 아르헨티나 탱고다.
 

  아르헨티나 탱고는 4분간의 연애라고도 불린다. 보통의 연애가 아니다. 정열적이고 관능적인 연애다. 연인을 끌어안듯이 밀착한 채 춤을 춘다. 다리가 서로 엉키기도 한다. 탱고에서는 남자의 리드가 절대적이다. 얼핏 보면 여성의 동작이 화려하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남성의 리드에 의해 어려운 동작이 수월해진다. 그래서 남성댄서가 더 큰 갈채를 받는다.
 

  자유로운 만큼 배우기 쉬운 것이 아르헨티나 탱고다. 몸치라고, 초보라고 쫄 필요가 전혀 없다. 처음에는 좌우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연습과 간단한 스텝 정도만 익힌다. 여자들의 경우 6개월만 배우면 탱고를 자유롭게 즐기는 경지에 도달한다. 남자들은 파트너를 리드해야 하기 때문에 좀더 노력이 필요하다. 대체로 1년 정도 배우면 남자들도 어느정도 탱고를 즐길 수 있다.
 

  그렇게 탱고에 푹 빠지고 나면 다음은 밀롱가다. 밀롱가는 탱고를 즐기기 위해 모이는 장소나 시간을 뜻한다. 즉, 탱고 클럽이다. 보통 사람들이 일렉트로닉이나 힙합 음악이 나오는 클럽에 가듯이 탱고를 추고 싶으면 밀롱가로 간다. 댄스스포츠의 경우 배워도 즐길 곳이 마땅치 않은데 탱고는 한 번 배우면 밀롱가에서 꾸준히 즐길 수 있다.
 

  이렇게 매력적인 탱고지만 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99%의 평범한 사람들은 ‘탱고는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편견과 달리 탱고는 모두에게 열려있다. 평범한 직장인들도 탱고를 배우고 있고 강습비도 그리 비싸지 않다. 학원도 많지만 동호회도 많다. 중앙대에서 가까운 논현역 근처에도 있다. 바로 ‘웰컴투댄스’의 연습실이다.
 

  이곳에 김민정, 김혜원, 이현선은 없다. 쿠바, 봉봉, 빅브라더, 척이 있을 뿐이다. 모두 각자의 닉네임을 적은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 강습을 받는다. 춤을 출 때만은 틀에 갇힌 자신에서 벗어나 색다른 내가 되자는 의미다.
 

  웰컴투댄스는 학원이라기보다 동호회에 가깝다. 동호회 회장인 김수연씨는 “강습비를 받으니까 완전한 비영리, 순수한 동호회는 아니다. 하지만 돈보다는 함께 즐기기 위해 운영한다”고 말한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강습비가 비교적 싸다. 단계별로 다르지만 초급반은 6만원이고 총 6주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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