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배기 러시아 꼬마가 한국에서 새생명을 얻었다. 사연의 주인공은 올해 초 뇌수종으로 투병 중이던 레까레브 이반(2)군이다. 이반 군은 지난 2월 말 중앙대병원에서 뇌수종 수술을 받고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다.


  지난해 9월 이반 군은 심한 두통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병원에서 뇌수막염 진단을 받았다. 이반 군은 현지 병원에서 뇌수막염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았다. 하지만 증세가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뇌압이 계속 높아져 심각한 두통을 동반하기까지 했다. 날이 갈수록 몸 상태는 악화됐고 올해 초 결국 뇌수종 진단을 받았다.


  뇌수종은 뇌척수액이 제대로 순환하지 않고 뇌 속에 고여 두통과 구토, 의식 저하, 보행 장애 등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주로 어린아이들에게 발병하며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뇌수종 진단을 받은 이반 군 역시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이후 이반 가족은 중앙대병원에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이웃의 소개로 한국행을 결심했다. 이반 가족이 중앙대병원에 도착한 것은 지난달 22일. 도착 당시 이반 군의 상태는 뇌에 물이 가득 차 뇌압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상태였다.


  즉시 수술을 하지 않을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후 24일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박용숙 교수의 집도로 뇌척수액을 복부로 빼내는 ‘션트’(shunt)장치를 삽입하는 수술이 진행됐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이반 군은 조금씩 걷는 연습을 하고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는 등 빠르게 건강을 회복했다.


  한편 이반 군의 부모인 레까레브 발레리(32)씨와 라까레바 스베틀라나(30)씨는 결혼 후 아이가 없어 지난 해 이반 군을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스베틀라나씨는 “입양 후 갑자기 아이의 건강이 악화돼 염려가 많았다”라며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병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돌봐준 의료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반 가족은 중앙대병원에서 형편이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조성된 ‘새생명기금’으로 총 수술비 1500만원 중 5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반 군 가족은 이달 중순 다시 러시아로 돌아갔다.
 

                                                                                        김성호 기자 tumho@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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