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책부록>  이것만은 하고싶소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과 보고 싶은 것들을 적은 목록을 뜻합니다. ‘죽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속어인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으로부터 만들어진 말입니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하면 뭔가 좀 무겁게 느껴지긴 합니다. 그래도 그런 게 있지 않나요? 언젠가 한번쯤은 해보고 싶은 일 말예요.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 좋아하는 사람들과 영화를 본다든지, 일주일동안 조용한 곳에 들어가 책만 읽는다든지 하는 일들 말이죠. 버킷리스트를 적은 232명의 중앙인 중 몇 명이나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실천할 수 있을까요?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무엇보다 돈이 문제입니다. 가령 우주여행 같은 것 말이죠. 취재를 하면서 우주여행을 가기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할까, 잠시 기회비용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웃음만 나옵니다. 그래도 기자가 느낀 기회비용의 더러움을 독자들은 느끼지 않았으면 합니다. 너무 심각하게 계산기 두드리며 읽지는 말아주세요. 별책부록 이거, 웃자고 만드는 면입니다.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실천하며 당신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살면서 언젠가는 하게 될 일’이었으면 좋겠을 버킷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사진제공 한국스카이다이빙협회

 


중앙대생 232명의 버킷리스트는

우리는 떠나고싶다람쥐~

  중앙대 학생 232명에게 “당신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입니까”라고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설문조사는 주관식으로 이뤄졌고, 원하는 사안을 모두 적도록 해 총 715개의 버킷리스트를 받았습니다. 715개의 답변을 카테고리화해 분석했습니다. 분석과정이 마냥 수월했던 것은 아닙니다. 가령, 우주여행도 여행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지 말아야할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습니다. 각기 다른 715개의 욕망이지만 유의미한 공통점은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3명의 기획부 기자는 나름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715개의 욕망을 카테고리화 했습니다. 중앙대 학생들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일까요?
 

  압도적인 1위는 여행입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232명 중 56명을 제외한 모든 학우가 여행을 버킷리스트에 포함시켰습니다. 여행의 종류와 목적, 목적지는 제각각입니다. 페루의 마추픽추에 가고 싶다는 학우부터, 순례길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학우까지. 이중 세계일주를 꿈꾸는 학우들이 96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유럽여행이 23명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세계일주를 희망하는 신주현씨(철학과 1)는 “다른 문화도 경험해 보고 견문을 넓히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지구는 좁다고 느껴 드넓은 우주를 여행하고 싶은 학생도 20명이나 있었습니다. 김광일씨(사회학과 2)는 “우주는 상상 속의 공간인데 그런 우주를 여행한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기타 극지방여행(7명)이나 아마존 여행(2명) 등도 있었습니다.
 

  2위는 반쪽을 만나는 일입니다. 57명의 학우가 결혼, 연애 등이 포함된 반쪽을 만나는 일을 버킷리스트에 적었습니다. 70억 인구 중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도 나를 사랑해주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삶을 공유하고픈 마음을 가진 학우들이 많았습니다. 57명 중 결혼을 버킷리스트로 선택한 학우는 36명이나 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의외의 답변입니다. 결혼은 스텝을 밟아가는 것처럼 당연히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까닭입니다. 이에 대해 이준영씨(영문학과 1)는 “인생의 끝자락까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은 아무나 못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조금 슬픈 사연도 있었습니다. 어떤 학우들은 결혼을 못할 것 같아서 버킷리스트에 결혼을 넣었다는 사실입니다. 3학년인데 대학 와서 연애 한 번 못해본 사회대 A양은 “연애도 못해봤는데 결혼도 하기 어려울 것만 같다. 그래도 꼭 해보고 싶어서 적었다”고 말했습니다. 결혼 외에도 연애(18명)와 CC(3명)를 꼽은 학우들도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많은 답변을 얻은 것은 익스트림 스포츠 즐기기였습니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버킷리스트로 선택한 학생은 34명이었습니다. ‘죽기 전에 꼭’이라는 버킷리스트의 조건은 많은 학생들을 용기내게 했습니다. 34명 중 번지점프를 하고 싶은 학생이 19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김경태씨(기계공학부 3)는 “새들처럼 자유롭게 날고 싶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해보기 힘들지 않나. 그래서 죽기 전에는 번지점프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번지점프의 뒤를 스카이다이빙(9명)이 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스킨스쿠버(4명), 행글라이딩(2명)을 쓴 학우들도 있었습니다.
 

  어떤 학우들은 한번 사는 인생, 그저 그런 인생은 살기 싫다 외치며 톡톡 튀는 특별한 버킷리스트를 적었습니다. 하늘을 날고 싶다는 학우에서부터 빌보드 1위곡을 쓰고 싶다는 학우까지. 아름다운 팬심을 가진 학우들도 있었답니다. 5명의 동방신기가 콘서트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눈물이 또르르나는 소망을 적은 학우도 있었고, YG사옥 앞에 하루종일 서있고 싶다는 학우도 있었습니다. 다소 이해가 안가는 엉뚱 버킷리스트도 많았습니다. 피라미드에 갇혀보고 싶다는 버킷리스트를 적은 학우도 있었고, 정글에서 넝쿨을 타고싶다는 학우도 있었습니다. 뭐 꿈꾸는 건 본인 마음이니까요. 모두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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