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민과 혁명 사이…
나라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고민해보는 시간 됐어요”

- 추천인 박주영
 


  박주영씨(법학과4)는 공선옥 작가의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추천했다. 박주영씨는 “젊음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의 부조리에 청춘 각자의 모습으로 저항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추천사에서 읽을 수 있듯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마냥 아름다운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이 책은 군부 독재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1980년대를 살아낸 인물들을 바탕으로 아픈 현대사를 재구성한 소설이다. 공선옥 작가는 전라도 광주를 배경으로 당시 민주화운동을 겪은 청춘들을 그린다. 한 인물의 시점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인물의 시각으로 시점 상에 변화를 준다는 점이 새롭다. 인물들은 군중 속에서 억척스럽게 살아가기도 하고, 시민 운동을 주도하기도 하는 등 나름의 방식으로 억압적인 시대에 맞선다.
  이 책을 접한 계기를 묻자 박주영씨는 “공선옥 작가의 매력에 꽂혀서”라고 말했다. 박주영씨는 『행복한 만찬』을 통해 공선옥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했다. 작가가 어릴 적부터 먹고 자란 자연 음식을 다룬 이 산문집을 통해 공선옥 작가의 맛깔나는 문체를 만날 수 있었다. 이를 시작으로 박주영 씨는 공선옥 작가의 소설을 모두 섭렵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도 그 중 하나였다.
  책을 추천한 계기에서 알 수 있듯 공선옥 작가의 가장 큰 매력은 문체에서 찾을 수 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도 작가는 호들갑스럽게 아픔을 묘사하지도 않고 독자에게 동정심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주인공의 아픔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오히려 소설 전체에 걸쳐 인물 한 명 한 명에 대한 공감이 이루어진다. 작가가 인물들을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것이 아니라 슬퍼하고 분노하는 것이다. 
  이 소설의 주목할 만한 특징은 10명에 달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독자는 각기 다른 등장인물의 시선에서 시대를 조명할 수 있다. 문학평론가 오창은 교수(교양학부대학)는 “동일한 사건에 대해 다르게 대응하는 인물을 통해 작가는 독자에게 어떻게 진실에 접근할 것인가 질문을 던진다”고 말했다. 추천인 박주영씨 역시 이러한 점에 초점을 두어 책을 읽었다. 박주영씨는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나는 어떤 모습의 인물이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 볼 수 있어 좋았다”며 “특히 자살로서 부조리한 역사에 저항한 승우라는 인물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법조인을 꿈꾸는 박주영씨가, 법대생은 이성적이고 딱딱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넘어 가장 인상 깊은 책으로 소설을 고른 것은 의외였다. 박주영씨는 “소설을 읽는 것은 내가 모르는 세상을 상상하게 하는 즐거움을 준다”고 답했다. 소설의 즐거움을 아는 그녀라면 인간적인 매력을 갖춘 법조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봐도 좋지 않을까.

 


박주영씨의 다른 도서 보기


『한강』(전 10권/ 조정래 저)
  이 책도 한국의 현대사 속에서 개인들의 일상을 조명하고 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이후를 다뤘다면 『한강』은 그 이전 시기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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