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북적대는 학교 상점들이 봄비와 함께 2012년 새 학기의 시작을 알린다. 개강에 맞춰 소록소록 내리는 비가 창문틀과 거리의 먼지들을 털어내고 있다.
대학의 로망을 꿈꾸는 활기찬 신입생들, 조금은 의젓해진 어린 선배들 그리고 졸업을 앞둔 예비 사회인들은 학교 안에서의 자리는 다르지만 저마다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고학번인 나는 ‘오늘도 열심히 해야지!’ 스스로에게 기합을 넣으며 방학 내 뒹굴었던 먼지 가득한 이불 속을 박차고 학교로 향한다. “아자!”하는 순간, 매년 반복되는 나의 새로운 시작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새로운 시작이 왠지 낯설지 않은 것은 돌아보면 지금까지 이와 같은 시작의 때가 꽤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차야 있겠지만 대개 새해 해돋이를 보며 생각했던 올해의 다짐이나 중학교 입학식을 치르고 어른이 된 것 같은 비장함, 동네 휘트니스 클럽의 3개월 이용권을 끊고 나올 때의 다이어트 결의 등은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해봤을 다짐들이다. 조금만 고개를 기울여 세세한 것까지 찾아볼수록 뭐가 이렇게 많았지 싶을 정도로 결연한 다짐들이 많이 쏟아져 나온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에게 묻고 싶다. “그 때 그 다짐들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셨나요?”
떠올려보면 지금 생각해도 잘 했다고 칭찬해 줄 수 있는 일들도 있겠지만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후회 역시 크게 다가온다. 그 때 생각을 조금만 바꿨더라면 혹은 게으름 부리지 말고 좀 더 성실하게 해볼걸 하는 후회들이다.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 또한 많다지만 성공으로 얻어지는 것들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꾸역꾸역 참아낼 수 있는 인내와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른이 된 우리 모두 알고 있지만 도리어 다짐이라는 놈 근처에는 이러저러한 핑계거리만이 잔뜩 도사리고 있어 실천이 쉽지만은 않다.
시작만 하고 흐지부지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가 뒷심 있는 사람이고 싶다면 내일을 살지 말고 오늘을 살자고 다짐 하나 더 해주자. 최선을 다하더라도 아쉬움이 남을 수 있을지언정 다짐을 지키지 않아 생기는 후회는 없도록.                                            

법학과 4 김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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