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법학관에서 여러분의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영양사 이선미입니다. 벌써 6년째 영양사 일을 하면서 참 많은 학생들을 만났어요. 영양사로서 고마운 사람은 당연히 제가 준비한 식사를 맛있게 먹어주는 학생들이겠지요. 남기지 않고 먹는 학생들을 보면 참 기특해요. 저번 학기에 법학관에서 자주 밥을 먹던 한 남학생이 있었어요. 남자면 뭐 밥 두 공기 가져가는 학생들은 많잖아요? 그 학생은 매일 세 공기씩 먹었어요. 반찬도 항상 더 달라고 했구요. 식탁에 앉아서는 밥 한 톨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어요. 맛있게 먹어주는 그 학생이 영양사 입장에선 참 고마웠지요.
인사성 밝은 학생들도 기억이 나네요. 배식 받을 때 ‘잘 먹겠습니다’라고 말하는 학생들을 만나면 저도 어머님들도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 자기들끼리 ‘맛있겠다’라고 속닥거리는 학생들을 보면 정말 귀여워요. 그런 학생들은 눈에도 금방 익고 다시 볼 때 정말 반가워요. 오랜만에 본 학생들과는 서로 알아차리고 얘기도 나누곤 해요. 제가 중앙대 근처에 살아서 길을 지나치다 만나면 인사하기도 하구요.
생각하다보니 고마운 학생들이 한두명이 아니네요. 지난학기였던가요? 한창 바쁜 시간이었어요. 학교 식당이라는게 식수가 불규칙해서 학생들이 몰리면 요리를 그때 하거든요. 미리 다 만들어놓으면 음식이 식고 맛이 떨어지는데 그 상태로 배식할 수는 없잖아요. 한 학생이 배식을 다 받고 식판을 식탁에 놓다가 엎지른 거예요. 모른 채 할 수 없어서 식판이랑 음식물을 치우고 다시 갖다 줬어요. 한참 후에 식당에 사람들이 많이 빠지고 마무리를 하는 중이었는데 그 학생이 저와 어머님들 마시라고 음료수를 사가지고 왔더라구요. 일하는 것도 바쁘고 힘드실텐데 도와줘서 고맙다면서. 밥값보다 돈이 훨씬 많이 들었을 텐데 말이에요.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그 학생에게 오히려 제가 더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가격에 맞게 질 좋고 학생들 입맛에 맞는 식단을 짜는 건 꽤 어려운 일이에요. 또 많은 식수를 위해 재료 손질부터 요리까지 신경써야 하는 부분도 많고 끝난 후에 설거지와 식당 청소까지. 이 모든 게 끝나면 바로 다음 식사 준비를 해야 해요. 매일매일이 쉽지 않지만 6년차인 지금도 하루하루 설레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어요. 매일 새로운 학생들을 봐서 그런가 봐요. 학생 여러분! 공부 열심히 하시고 밥도 꼭 챙겨 드세요. 저는 여러분을 위해서 더욱 맛있는 식사를 만들도록 노력할게요. 그럼 법학관 식당에서 보도록 해요!                                                                   
2012년 3월 12일 영양사 이선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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