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가의 필수템

끌. 이름처럼 날카롭고 투박하다. 멋스러운 전통가구도 날것으로 시작한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나무가 가구로 변할 때 까지는 일련의 절차가 필요하다. 인간으로 치면 뼈를 깎는 고통인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끌이다. 나무를 깎을 때 쓰는 끌은 목공예를 할 때 필수적인 도구다. 끌의 종류만 30가지 정도다. 나무를 깎는 데 30가지 끌이 다 쓰이나 싶지만 모두 제 역할이 있다.
끌은 날이 생명인데 단순히 날카로워야 좋은 것은 아니다. 날 밑바닥은 반드시 수평이어야 한다. 숫돌로 갈아 날의 수평을 맞추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날의 미세한 차이가 나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나무를 깎을 때 날이 제대로 갈려있지 않으면 곧은 선이 나오지 않는다.
비싼 끌이라 해서 모두 좋은 것도 아니다. 나에게 잘 길들여진 끌이 더 큰 값어치를 한다. 목공예를 하는 사람에게 손에 익은 끌만큼 믿음직한 도구도 없다. 그때서야 비로소 내 끌이 되었다 말할 수 있다. 뭐든지 공들인 만큼 결과가 나온다. 잘 다듬어진 끌도 마찬가지다.

 
 
 


송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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