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대지 말고 정직하게


  禍福無門 唯人所招(화복무문 유인소초)라는 말이 있다. 춘추 좌전에 나오는 말인데, ‘화와 복은 드나드는 일정한 문이 있지 않고, 오로지 자신으로부터 초래된 것’이라는 뜻이다. 평소에 잘 보지도 않는 고전문구를 새삼스레 인용하게 된 것은, 달력의 연도가 바뀌고 나이 한 살을 더 먹으니 ‘그동안 기쁘고 슬펐던 일들이 무엇 인가’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반성과 정리를 하는 과정 중에서 자신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루지 못한 사람들은 ‘그동안 뭐한거지..’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 후회들은 우리로 하여금 어떤 과오들이 무엇 때문에 벌어졌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게 한다. 그리고 ‘어떤 것 때문’ 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잘못을 ‘외부의 무엇’이의 핑계로 떠넘기게 된다. 결국 우리는 ‘사정이 그래서..’ 와 같은 식으로 표현을 하고 만다. 우리는 이러한 인과분석을 얼핏 타당하게 여기며, ‘불가피한 원인이 지금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라는 적절한 이유를 만들어 낸다. 불만족에 대한 그 적절한 이유가 나에게 진정한 만족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만족이라는 합리화 아래 나에게 또다른 도피처를 마련한 것은 아닐까
 

  아마도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러한 핑계들은 만족을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핑계거리들은 작은 위안을 가져다주지만, 내 삶을 바꾸는데, 혹은 지나갔던 잘못된 일들의 여파를 수정하는데 어떤 원동력도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화와 복은 드나드는 일정한 문이 있지 않고, 오로지 자신으로부터 초래된 것’ 이라는 문장을 떠올린 이유는 이렇게 핑계거리를 찾아서 작은 위안을 얻는 것보다 근본적임에 초점을 맞춰, 잘못된 점을 수정하고 더 좋은 일들을 이끌어낼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진정으로 자신에게 만족을 가져다주는 것은 다른 외부의 원인들이 아니라, 자신의 정직한 행동인 것이다.
 

  이제 더 이상은 핑계거리를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보다 나은 행동으로 다음 년도 달력이 바뀔 때쯤은 중앙인 모두가 만족을 거머쥘 수 있기를 바란다.


철학과 4 김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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