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중앙대 학우 여러분’이라는 손 발 오그라드는 문장으로 시작하면, 아무도 끝까지 읽지 않으시겠죠…. 그래도 어쩔 수 없죠. 이건 신년사이니까요, 사랑하는 중앙대 학우여러분, 반갑습니다. 의혈중앙 54대 총학생회장 표상아 인사드립니다.
 

  제가 지금 하는 이야기가 얼토당토 않은 소리겠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5200년 전, 고도로 발달된 문명을 가지고 있던 마야제국은 2012년 12월 21일에 끝이 나는 달력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그리고 바로 내년을 지구 종말의 해라 부르게 되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구요? 하지만 이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진실이라면, 우리는 인류 최후의 해를 맞이하게 된겁니다.
 

  그래서 저는 지구가 멸망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습니까? 하고 물어보죠. 쉽게 나오는 대답은 ‘사과나무를 심겠다’입니다. 아마 이런 대답을 하는 이유는 지구 멸망을 헛소리라고 치부하거나, 하고 싶은 일이 딱히 없거나 생각나지 않아서 일 것입니다. 어느쪽에 해당되건 여러분이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대답했다면, 이건 정말 슬픈 일입니다. 내일을 마지막 날처럼 살아갈 열정도, 마지막 순간에 꾸고 싶은 꿈도 없다는 것이니까요. 아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가 자유로운 꿈도, 꿈을 현실화 시킬 수 있는 참된 열정도 일으켜 세우기 힘든,  미친 등록금과 청년실업의 시대이기 때문이겠죠.
 

  자, 이제 진짜 종말을 가정해봅시다. 정말 올해 12월 21일에 종말은 일어납니다. 남은 시간은 360일 정도겠군요. 하루하루를 계획하시겠죠? 해보고 싶은 것을 다 해봐야 하니까요. 그리고 2012년 12월 22일입니다. 후회되시나요, 적어도 저는 올해의 삶은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 같군요. 수년이 걸려도 적당한 시기만 보다 평생 못할 일들을 해냈으니까요. 우리의 2012년은 그렇게 내일을 마지막 날인냥 오늘을 사는 한해이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래서 때로는 무모한 도전에 실패도 맛보고, 쉽고 편한 길보다는 어렵지만 옳은 길로 가보고, 유턴도 해보고 회전도 해보고, 진한 사랑에 빠져보고. 그렇게 돌아돌아 설사 제자리라 하여도, 그 경험은 평생 간직할 일들로 남을 것입니다. 인류가 멸망해도, 혹은 그렇지 않다 하여도 말입니다.
 

  그럼 다시, 올 연말에 지구가 멸망한다면, 올해 여러분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해야하는 일들이 떠오르시나요? 그럼 그 일을 올해 하십시오. 그렇게 보낸 2012년, 한 점의 후회도 부끄러움도 없을 이 1년을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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