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로 유명한 Clay연구소에서 문제당 100만 불의 상금이 걸린 ‘새천년 7대 수학문제(Millenium problems)’를 냈다. 많은 수학자들이 도전했지만 여태껏 단 한 문제만 해결됐다. 러시아의 수학자 스타니슬라프 스미르노프는 문제를 해결한 공으로 필즈상을 받았다. 필즈상은 4년에 한 번 수상자를 뽑는 수학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7대 난제가 또 한 번 풀릴 기미가 보인다. 지난 1일부로 중앙대와 연을 맺게 된 채동호 교수(수학과)가 문제를 풀게 될 주인공이다. 학회를 통해 일찍부터 그를 알아왔던 조영금 교수(수학과)“Navier-Stokes방정식 해의 성질에 관한 문제의 답에 가장 근접한 연구를 하고 있는 수학자가 채동호 교수”라고 말했다.
  채동호 교수는 한때 물리학도였다. 서울대에서 물리학 학·석사를 취득했지만 프린스턴대학원에서 응용수학 박사를 취득하며 수학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수학자로서 그의 연구 분야는 편미분방정식이다. 자연현상을 구성하는 과학적 기본 원리들을 밝혀내는 것이 물리학이라면, 편미분 방정식은 그러한 물리학 이론들을 수학적 언어로 형상화하는 것을 말한다. 편미분방정식은 물리학의 근간을 이루는 양자역학, 전자기학, 유체역학, 소리와 열의 전자경로 등을 이해하는 바탕이 된다. 그의 두 전공은 그렇게 연관됐다.
  학자로서 채동호 교수는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들을 해결해왔다. 영국 캠브릿지대의 모펫 교수가 제시한 10대 난제 중 하나를 완벽히 풀어낸 후 그가 작성한 ‘미분방정식의 특이성에 관한 논문’은 2006년에 수학계 권위적 학술지인『Advances in Mathematics』에 게재돼 5년간 최다 피인용수를 보였다. 칼텍 석좌 교수 연구 논문에 세 차례 인용된 것을 포함해서다. 2009년에는 해석학 분야의 여섯 가지 난제 해결을 목표로 세워진 ‘서울대 편미분방정식 및 함수해석학 연구센터’에서 네 개의 연구 팀 중 하나를 도맡아 꾸려나갔다. 이 연구센터는 선도연구센터사원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것으로 편미분방정식과 함수해석학의 공동연구, 응용 수학 분야의 핵심 연구주제인 작용소(Operator)구조의 분석 등을 취지로 매월 세미나를 개최했다.
  채동호 교수의 위업은 국내 수학계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2006년에는 국가 10대 석학으로 선정됐다. 5년간 2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 국가 석학 사업 대상자는 수학분야에서 황준묵 교수(고등과학원)와 더불어 그가 유일했다. 2004년에는 천-사이몬-힉스 방정식에서 비위상적인 일반해를 독창적으로 해결한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한국과학상을 수상했다. 대통령 상장과 5천 만원의 부상이 수여되는 이 상은 한국판 노벨상으로 여겨지는 국내 최고 권위의 상이다. 1996년에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과학기술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이달 1일자로 중앙대에 부임한 채동호 교수는 서울대와 성균관대 교수를 지낸 바 있다. 또한 인디애나대, 브라운대, 포항공과대, 미네소타대 등 국내외 유명 대학교에서 조교수와 연구원을 지내며 연구를 해왔다. 2004년부터는 과학기술분야 최고 석학들이 모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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