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지원자 9만 돌파. 중앙대를 향한 수험생들의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주목받고 있는 중앙대, 그 이면에는 숨은 공로자 입학처가 있다. 365일, 밤낮없이 오직 입시를 위해 전국을 뛰어다니는 그들. 입학처의 수장, 이찬규 교수를 만났다.


“모두가 중앙대의 혁신을
주목하고 있다.
10년 뒤에는 아무도 우리를
쫓아올 수 없을 것이다.”

       

 입시라는 거대한 짐을 짊어진 탓일까. 키는 작았지만 알 수 없는 단단한 힘이 느껴졌다. 1년 동안의 긴 싸움에 지쳐있을 법도 한데 벌써 내년 입시를 구상 중이다. 중앙대를 글로벌 대학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오늘도 여념이 없는 그는 바로 작은 거인, 이찬규 입학처장이다.

- 얼마 전 수시 논술을 치렀다. 정시 모집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인데, 입학처장으로 보낸 첫 해를 마무리하는 기분이 어떤가
  입학처 직원들과 함께 거친 밀림을 통과해 나가는 느낌이 든다. 입시는 변수도 많고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들이 중앙대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긴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 주요대학 입학처장과의 모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 주요대학 입학처장은 중앙대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일단 중앙대의 가능성을 높이 본다. 이대로 가면 중앙대가 10년 뒤에는 다른 대학들이 쫓아갈 수 없는 위치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법인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는 것을 상당히 부러워한다. 성균관대의 경우 삼성이 인수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이건희 회장이 학교를 방문해 본 적이 없다. 관심의 정도가 낮은 것이다. 그에 비해 박용성 이사장은 직접 홍보자료에도 출연하고 학교에도 자주 들른다. 여기서 학교를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분명하게 전달된다고 본다.


- 작년에 이어 수시모집에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중앙대가 수험생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입시를 준비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우리나라 대학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직도 후진적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학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앙대의 개혁과 혁신을 관심 있게 봐주는 것 같다.


- 올해 수시와 정시 모집비율이 7:3이었다. 앞으로도 수시 비율이 늘어날 것이라고 하는데 수시 모집 비율을 늘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학교 입학생 구성의 가장 큰 목표는 다양성이다. 다양한 능력을 가진 인재들을 모아 종합적인 사고, 균형 잡힌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입시는 수능에만 의존해 있었다. 수능은 단편적인 평가밖에 할 수 없다. 수능으로 들어온 학생, 입학사정관제로 뽑힌 학생, 논술을 잘하는 학생들의 성격은 각각 다르다. 수시에는 다양한 전형이 있어서 학생들을 다각도에서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수시 모집을 위한 입학설명회를 작년보다 많이 진행한 것으로 안다 
  올해 입학설명회를 450회 정도했다. 부산에 하루 머물고 다음날 바로 광주를 가는 등 빡빡한 스케줄을 1년 내내 소화해야 했다. 사실 지방에서 중앙대에 올 수 있는 학생이 그리 많지는 않다. 그래도 전국을 뛰어다니는 이유는 저변에서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변의 인식이 바뀌어야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다. 그런 취지에서 입학설명회를 많이 개최하는 것이다. 지방 단독 설명회를 가도 보통 500명이 넘는 분들이 찾아와주시고 1000명이 넘을 때도 있다. 


-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애로사항도 있었을 것 같다
  애로사항은 무지 많다(웃음).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점은 쉴 수 있는 때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 입학처 직원이 20명 정도 되는데 다른 학교에 비해 적은 편이다. 경쟁 대학은 캠퍼스마다 입학처를 두는데 중앙대는 하나의 입학처가 두 캠퍼스를 총괄한다. 업무가 많다보니 직원들의 건강이 좋지 않고 가족들도 잘 챙기지 못한다. 365일 돌아가는 입시 업무를 해야 하는 직원들의 어려움을 잘 알지만 내가 어떻게 해줄 수가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 실제로 중앙대에 대한 외부의 인식은 예전에 비해 어떻게 변했나 
  입시설명회를 다니면서 중앙대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작년까지만 해도 외고나 특목고에 입학설명회를 하러 간다고 하면 올 필요 없다고 거절했는데 올해는 와 달라고 먼저 요청이 들어왔다. 중앙대의 혁신적인 변화가 많고 중앙대에 보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 같다.


- 본·분교가 통합됐다. 본·분교 통합이 어떤 부분에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는가
  안성캠퍼스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성적이 높아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이번 통합으로 중앙대 발전에 가시적인 믿음이 생겼다. 신캠퍼스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본·분교 통합은 중앙대 발전의 터전을 마련했다. 우리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외부의 인식변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 중앙대가 입학사정관제를 선도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안다. 입학사정관제 선발 방식의 공정성에 의문을 품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합리적인 선발을 위해 입학처에서는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나
  입학사정관제를 시행하는 학교 중에서 어떤 기준으로 학생을 뽑는지 공개하는 학교는 우리학교밖에 없다. 우리학교는 5가지 평가기준을 공개하고 5가지 기준에서 모두 균형있게 성장한 학생을 뽑고 있다. 평가 과정을 공정하게 하기 위해서 3차 평가 시스템을 도입했다. 한 학생에 대해서 전임 사정관과 교수 2명이 평가하고 사정관과 교수 사이에 견해 차이가 발생했을 때는 학생을 면접 소청하는 제도를 뒀다. 담당 교수가 누구인지 어떤 경우에도 공개하지 않고 심사 결과를 컴퓨터로 재채점을 하기 때문에 부정의 소지는 있을 수 없다.


- 30년 동안 학교의 변화를 지켜봤다. 3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볼 때 입학생들이 갖는 차이점은 무엇인가
  내가 중앙대를 다닐 때는 생각한 만큼 교육 시스템이 좋지 않았다. 문제는 그 뒤로 점점 더 안 좋아졌다는 것이다. 88년에 법인이 바뀌고 학교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많이 했는데 학교관리도 제대로 안되고 시스템이 엉망이 됐다. 그런 상태에서 두산이 들어왔다.
  요즘 학생들은 옛날 학생들과 상당히 다르다. 과거 학생들이 순종적이었다면 요즘 학생들은 상당히 도전적이고 적극적이다. 수업시간에 문제제기를 많이 해서 교수들도 1, 2학년 수업을 힘들어 한다. 그런 것을 보면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구나’하고 느낀다. 강의실의 변화가 제일 큰 것 같다. 입학 성적만 높고 봐도 7~ 8년 전과 지금은 굉장한 차이가 난다.


- 요즘 소통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중앙대 내에서도 소통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소통을 위해 각 구성원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보는가
  소통은 힘든 일이다. 소통은 잘 안되는 게 원칙이고 잘 되는 게 이상한 거다. 모든 개체들의 욕망은 다 다르다. 의견 조율에 초점을 맞춰야하는데 대부분 욕망을 초점하는 단계에서 그친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서 개인이 가진 욕망을 어떻게 투여해야 하나’ 이것이 소통의 첫 출발점이다.


  학내에서 교수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다. 단적인 예로 강의평가가 처음 나왔을 때 교수들의 반대가 무지 심했다. 하지만 원천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만 하고 새로운 의견은 제시하지 않는다. 안타까운 일이다. 정말 학교 발전을 위해서 반대를 하느냐, 하고 묻는다면 또 그건 아니다. 내가 판단하기에 본부는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하고 맹목적으로 목표만 추구하지는 않는다. 아직 우리 구성원 전체가 목표에 동참하려고 하는 의식이 부족하다고 본다.


- 끝으로 중앙대 구성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내 인생의 좌우명이 ‘도전하고 책임지자’다. 중앙대의 모든 구성원들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 학교의 학풍도 진취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형성되었으면 좋겠다. 또 도전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된다면 중앙대가 훨씬 더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은 혼란을 가지고 전체적인 흐름을 거부하면 안 된다. 수정을 통해서 나은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방법을 찾으면 된다. 큰 흐름을 쫓고 부분적인 것에 고통을 감내하면서 일을 진행해 나갔으면 한다.


정소윤 기자 abc@cauon.net

 

     
 

이찬규(李燦揆)

학 력
1985    중앙대 문리과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1988    중앙대 대학원 국어학 석사
1993    중앙대 대학원 국어학 박사

경 력 
1994~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2001~ 2003   중앙대 중대신문·교육 방송국 주간교수
2004~ 2010   중앙대 한국어교육원 원장
2006~ 2008   국어학회 총무이사
2009~ 2010   중앙대 사회교육처장
2010~           한국언어학회 수석부회장 겸 연구윤리위원장
2011~           중앙대 입학처장
2011~           국어심의위원회 위원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