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신문의 54대 총학생회 선거보도가 중립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선거 보도는 매우 성공적이다. 사설을 통해서 투표까지 독려하는 세심함을 보였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하지만 대학 언론의 역할이 보도에서 끝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물론 일주일 단위로 신문을 찍어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선거 관련 기사가 지나치게 기계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다. 다시 말해서, 사실을 나열하기 이전에 그 사실 자체에 주목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근 몇 년간 학생사회의 화두였던 소통이 선거를 맞이해서 또다시 등장한 이유가 무엇인지, 본부-학생회-교수의 삼각관계가 혹시 소통의 문제를 양산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의 문제제기를 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쉽다.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는 동시에 교수협의회 회부 납부 방식변경, 학부제에 따른 부작용 문제 등이 함께 수면 위로 떠올랐다면 이보다 더 학생사회에 대한 진지한 문제제기를 할 만한 시기가 있을까? 또, ‘대학다운 대학의 자세’라는 사설에서 지적한 것처럼 중앙문화 사태가 교수협의회 사태와 비슷하다면 왜 이런 행태가 계속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다. 지면 위에 문제들은 학생사회, 그리고 중앙대학교의 불통을 가리키고 있는데 중대신문 어디에도 ‘왜’라는 질문은 없다.
 

  중립성을 위해서 언제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대학 신문의 현주소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문제조차 제기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언론의 역할을 도외시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아무 생각 없이 개그하는 것은 재롱이다. 개그는 뼈가 있어야 한다” 라는 개그맨 최효종 씨의 언급은 한 번쯤 곱씹어 볼만 하다. 중대신문의 선거 보도의 뼈는 무엇인가? 기계적인 선거보도인가? 아니면 기계적인 선거보도와 함께하는 ‘왜’라는 질문인가?

손성찬 학생(정치외교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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