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V’ 선본이 46.5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54대 총학생회를 이끌게 됐다. 연장선거 없이 여타 세 선본을 큰 투표차로 이겨 당선된 카우V 선본에게 우선 축하의 말을 전한다. 더불어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한다.
 

  54대 총학생회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올 겨울 등록금 협상과 같은 단기적인 문제부터 학내 구조조정, 멀티캠퍼스 설립 같은 장기적인 문제가 대표적일테다. 제2기숙사 건립시기를 앞당기는 문제나 마라톤 대회를 기획하는 문제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잇단 학생징계나 교수협의회와 본부와의 대립관계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며 갈등을 타개해나갈 것인가도 큰 고민거리다. 많은 사안들이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하는 문제이기에 어느 때보다 총학생회의 준비된 자세와 갈등조정력이 필요한 때다. 
 

  더불어 새로운 총학생회는 사표에 반영된 여론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그릇이 되어야 한다. 학내 구조조정에서 학생들의 여론을 강하게 반영하며 학생회가 대학행정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는 학생들이 1번과 4번 선본을 지지했으며, 취업과 같은 실질적인 문제를 해소해 줄 것을 원하는 학생들이 3번 선본을 지지했다. 사표가 전체 투표율의 반수를 넘긴 만큼 새로운 총학은 사표에 담긴 학생들의 요구까지도 포용할 필요가 있다.
 

  지난 53대 총학생회는 정치적 중립만을 지켰을 뿐 학내 구조조정, 멀티캠퍼스 문제에 어떠한 답도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조는 분명하나 전략은 불분명하고 의지는 구체적이나 정책은 추상적이었다. 대학 행정에 학생들의 여론을 반영하지 못했다. 결국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다. 새로운 총학은 지금부터 전략과 정책을 충분히 검토해 학생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총학생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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