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는 대학생은 얼마를 벌어야 할까. 중대신문이 실시한 대학생 생활비 실태조사 결과 중앙인은 방값을 제외하고 한 달 평균 약 41만원을 생활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자취를 하는 경우 매달 평균 약 38만원의 월세를 추가로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홀로 생활하는 이들은 등록금을 제외하더라도 약 80만원을 지출한다.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고 비용을 부담하기 위해선 한 학기 중 방학을 제외한 4개월 동안 320만원이 필요하다. 이를 마련하기 위해선 시급 5천원 기준으로 주 5회 매일 8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대학생들에겐 적잖은 부담이 된다. 이러한 부담을 덜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각종 기관에서 운용중인 생활비 대출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운용 중인 생활비 대출 제도는 한 학기 100만원의 한도를 두고 있어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한 학기 220만원을 직접 벌어야한다. 
 
 현재 생활비 대출 제도는 한국장학재단과 시중 저축은행에서 운용 중이다. 한국장학재단의 경우 평균학점 B이상이면 무이자에서 4.9%의 금리에 대출이 가능하며 저축은행의 경우 평균 연 19%의 이자에 학점 제한 없이 대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신용도가 낮아 생활비 대출이 제한되거나 생활비 대출로도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어 대부업체를 찾기도 한다.
 
 이 경우 많은 학생들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기도 한다. 올해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학자금 관련 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대학생은 약 3만명. 4년 전에 비해 약 38배 증가한 수치다.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의 한 관계자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대부업체를 찾아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내 장학금의 경우 시중 대출제도와 달리 성적과 가계 소득만으로 수혜자를 선정하고 있어 신용불량자가 된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공공근로, 봉사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장학금이 고지감면 형식으로 지급되고 있고 등록금 납부액을 초과하는 장학금의 경우 자동 삭감된다. 이러한 이유로 학자금 대출이 제한된 신용불량자가 장학금을 생활비에 보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울캠 김남원 학생지원팀장은 “몇몇 특수한 경우 이외엔 등록금을 초과해 장학금을 지급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신용불량학생에 대한 별다른 지원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가계 소득 평가 기준도 정확하지 않다. 교내 장학금 지급 기준 중 가계 소득은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하지만 건강보험료와 실제 생활 수준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소득이 아닌 자산을 기준으로 보험료가 책정돼 소득이 없는 경우에도 고액의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기도 한다. 이 경우 꼭 필요한 학생에게 장학금이 지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직까지 서류를 통해 학생들의 가계 소득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마련되지 않았다. 자연공학계열 김재근 과장은 “건강보험납입증명서를 제외하면 학생들의 생활 수준을 알 수 있는 지표가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확한 소득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서류 이외의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 
 
 몇몇 외부 장학금의 경우 심사 과정에 면접을 도입해 학생들의 자세한 사정을 파악하기도 한다. 인문사회계열 윤형원 팀장은 “서류를 통해 소득 파악이 어려운 경우 면접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행정실에 문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지원처는 효율적인 교외 장학금 수혜자 선발을 위해 교외장학금 지원자 Pool을 모집중이다. 
 
 
이현규 기자 HGyu@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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