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난 후 텅 빈 강의실. 전등은 여전히 환하게 켜져 있다. 수업시간에 사용했던 빔 프로젝트도, 온풍기도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다. 방호원 A씨는 “저녁에 순찰을 돌다보면 불이 켜져 있는 빈 강의실이 많다”며 “학생들이 형광등이나 냉·온풍기를 잘 끄고 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연간 2,000toe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관을 ‘에너지 다소비기관’으로 분류하고 있다. 에너지 관리공단이 발표한 ‘2011 에너지 절약 통계 핸드북’에 따르면, 2010년 총 349개의 대학 중 83개 대학이 에너지 다소비기관으로 신고됐다. 중앙대 역시 83개 대학 중 하나다.


중앙대는 매년 다소비 기관 분류 기준인 2,000toe를 훨씬 웃도는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2010년 한 해 동안 서울캠에서만 7,059toe의 에너지를 사용했다. 이 중 전력이 5,332toe, 도시가스(LNG)가 1,727toe 소비됐다. 에너지 사용량을 신고한 서울소재 19개 대학 중 7번째로 많은 양이다. 계산해보면 2010년 한 해 동안 서울캠에서만 16만 9993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셈이다. 이를 흡수하려면 61만 1976그루의 어린소나무를 심어야 한다.
에너지 소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전력소비다. 2010년도에는 전체 에너지 소비의 75.5%가 전력소비분이었다. 전력소비가 많은 것은 조명뿐만 아니라 냉난방 시설까지 전력으로 가동하는 건물들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0학년도 서울캠 소비 전력량은 총 2551만1160kWh다. 같은 기간 안성캠에서는 1111만4605kWh를 소비했다. 양캠 합쳐서 2010학년도에만 30억 9140만 7410원의 전기세를 냈다.
양캠의 전기사용량은 증가추세에 있다. 서울캠은 2010학년도 1학기에 총 1136만 5080kWh를 소비한 반면, 2011학년도 1학기에는 1275만 1976kWh를 소비했다. 138만6896kWh 늘어난 수치다. 서울캠 시설팀 이병림 팀장은 “전년대비 전력사용량이 줄어든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증가 원인에 대해서는 “건물 수가 늘고 기자재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성캠 역시 2010년 1학기에 523만 3551kWh를 소비했지만 2011년 1학기에는 544만 7903kWh를 소비했다. 전년동기 대비 21만4352kWh 늘어난 셈이다. 안성캠 시설팀 심관흠 주임은 “난방방식을 등유에서 전기로 전환해가고 있고, 실험기계도 계속 들여놓다보니 전기사용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방학 중에는 강의실 활용률이 낮고, 학생 수도 적어 전력사용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기 쉽다. 그러나 방학기간과 학기 중 전력사용량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도 여름방학 기간 동안 서울캠의 월 평균 전력사용량은 215만 5968kWh다. 이는 2010년 1학기 월평균 사용량인 176만 3286kWh보다 39만 2682kWh 많은 양이다. 학기 중보다 학생 수가 적은 방학 때 오히려 전력사용량이 많은 것이다. 2010년 겨울방학 기간의 월평균 사용량 역시 272만 8944kWh로 2010년 2학기 월평균 사용량 217만 2048kWh보다 55만 6896kWh 많다.  
이에 대해 이병림 팀장은 “학교에 오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니 방학 때도 학생들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또 “학생이 몇 명 없는 강의실에서 냉난방이 가동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실상 방학 때는 전력이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중앙대는 타 대학과 비교해 에너지효율 또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도에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앙대는 주요대학 중 건국대, 서울대 등에 이어 6번째로 에너지 효율이 낮다. 2009년 중앙대의 면적 당 에너지 사용량은 0.0384toe/㎡이다. 같은 해에 에너지효율이 가장 높다고 평가된 육군사관학교(0.0104toe/㎡)와 비교해 동일한 면적에서 약 3.7배 정도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 것이다. 중앙대의 2010년 면적당 에너지 사용량 역시 0.0361toe/㎡으로 전년도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수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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