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읽히기 위한 매체다. 독자에게 정보와 재미를 전달하고 비판 기능을 수행했을 때 그 사명을 다한다. 그런 점에서 학내 상점들에 대한 기사는 대안 제시까지 나가지는 못했어도 학내 언론으로서 마땅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을 짚어주는 기사였다. 동시에 동문들에게는 카우버거와 같은 정겨운 이름을 떠올  리게 하는 즐거움까지 안겨준 학내 언론의 본령에 충실한 기사였다고 본다.

  ‘건물은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제목의 기획기사도 재학생이나 옛 모습을 기억하는 동문 모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기사였다. 하지만 이전에는 Y로의 다른 이름인 ‘의혈로’나 루이스가든을 ‘민주광장’으로도 불렀다는 것이나 지금은 사라진 74계단(일명 조국은 하나 계단), 대학극장의 모습 등 사라진 명칭과 건물들을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의혈로와 민주광장은 중대신문 지면의 한 꼭지로나마 명칭이 남아 있는 만큼 유래를 설명하는 것에 의의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개교기념 특집이라는 풍성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지면에서 현재 전 세계 대학생들의 화두인 저항과 투쟁의 이야기들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던 부분은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현재 세계의 대학가는 1968년 이후 가장 뜨겁게 움직이고 있다. 칠레에서는 수만, 수십만의 대학생들이 수개월째 정부에 공교육 개혁을 요구하고 있고,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대학생들은 정권 퇴진까지 요구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대학생들은 올해 내내 목숨을 내건 투쟁을 벌였다.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퍼져나간 젊은이들의 금융 개혁을 요구하는 ‘점령하라’ 시위를 비롯해 세계 대학생들의 저항에 대한 기사와 함께 시위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전개되고 있는 한국 대학생들의 저항에 대한 기사를 기대해 본다.

김기범 동문(국어국문학과 97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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