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금융의 중심인 월가에서 발생한 소요사태가 미전역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급속히 번져나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금융자본과 소득불평등에 대한 불만 표출처럼 보이나 그 이면에는 심각한 청년실업이라는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8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6.3%로 전체실업률 3.0%보다 2.1배나 달하였다. 수치상으로는 OECD 다른 국가들, 예컨대 미국(17.4%), 프랑스(23.2%), 일본(9.5%)에 비해 다소 여유가 있다. 하지만 이는 수치상의 차이, 나라별로 실업통계 추계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대부분 대학에서는 취업률을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융합형 인재양성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

  그럼 ‘글로벌 시대의 경쟁력’이란 무엇인가? 과거 경제가 급성장할 때는 모든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인력이 필요했고 능력이 우수한 인재들은 자기 적성에 맞지 않아도 안정적이고 높은 보상을 주는 곳에서 일을 해왔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성장이 둔화되고 취업이 어려울 때는 능력만 가지고 좋은 일자리에 취업하기 어렵다. 설사 취업을 했더라도 경쟁력을 갖춘 또다른 강자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도태되기 마련이다.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대에서 ‘경쟁력’은 자신의 ‘적성’과 ‘능력’이 맞는 곳에서 발휘되고 능력은 자신의 인생 동안 꾸준히 계발되어야 한다. 요즘 우수한 인재들이 의과대학에 몰리는 현상이 있는데 적성에도 맞지 않은 의사가 되는 경우 과연 의료분야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고 국민경제 전반적으로도 볼 때도 심각한 자원배분의 왜곡현상이 초래된다.

  또한 ‘융합형 인재’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근래와 모든 분야에서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산업간, 기술간, 기술과 산업간 등 다양한 형태의 융합사례가 늘고 있고 이를 통해 기업들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려 한다.

  융합시대에 바람직한 인재상은 모든 부문에서 유능한 팔방미인이지만 이는 가능하지 않다. 팀별, 그룹별 미팅에서 자기역할이 강조되는 요즘처럼 다양한 학제적 지식을 갖춤과 동시에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 전문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여러 분야의 얄팍한 지식으로는 자기 팀에서 전혀 기여를 할 수 없다. 확실한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요리를 만들 것인지,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섞어찌개를 만들 것인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중앙인이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면서 미래의 융합형 인재가 되기 위해 현재 자신의 위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보라. 그리고 어떤 부문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냉철히 진단하라. 철저히 준비하여 미래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어 적재적소에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길 바란다.

허 식 경제학부 교수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