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도에 출범해 올해로 12돌을 맞는 중앙 게르마니아가 이번 달 16일부터 개최된다. 현재 대학사회에서 인문학은 쓸모없는 ‘잉여학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앙게르마니아는 이러한 현실을 거부하고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취지 아래 만들어진 콜로키움이다. 중앙 게르마니아는 학생들이 인문학에 깊이 있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류신 교수(유럽문화학부)는 “중앙 게르마니아는 국내 최초의 콜로키움이다”라며 “교내의 많은 학술제가 콜로키움의 모델을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앙 게르마니아의 출범 이후 콜로키움은 사회복지학과와 사회학과에 번져 매년 개최되고 있다. 서울대 독일어 문화권 연구소도 2005년부터 ‘현대를 다시 읽는다’는 주제로 ‘관악 블록세미나’를 시작했다. 학내 뿐만 아니라 학외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중앙 게르마니아는 1시간에 걸친 강연자의 주제 발표 후 참여자들의 자유로운 토론으로 이어진다.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전공하는 학부생, 대학원생, 교수를 비롯한 문화연구에 관심 있는 일반인까지. 참여하는 사람들의 자격과 범위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함께 모여 이야기한다’는 콜로키움의 의미에 맞게 모든 사람들은 지적,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동등한 자격을 얻는다. 지정 토론자 없이 참석자 모두가 동등한 자격으로 담론 생산의 현장에 직접 참여하는 ‘끝장 토론’은 중앙 게르마니아만의 자랑거리이다.
 

 이번 학기 콜로키움의 주제는 ‘유토피아 오디세이’다. 유토피아는 미래 사회의 이상향에 대한 담론이다. 본래 유토피아의 기본은 모두가 잘사는 사회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행복이 무엇보다 우선시 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두를 위한 유토피아는 어느새 찾아보기 힘든 것이 되어버렸다. 이번 콜로키움은 개인의 유토피아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진정한 유토피아를 재조명할 계획이다.


 중앙 게르마니아는 3개월에 걸쳐 5번의 콜로키움을 열 계획이다. 9월 16일 플라톤의 『국가』를 논하는 임성철 교수(경기대)의 ‘철인이 다스리는 이상국가’를 시작으로 9월 30일 이상화 교수(중앙대)가 ‘실용사회주의 노동낙원’에서 윌리엄 모리스의 『유토피아에서 온 소식』을 전하며 뒤를 잇는다. 10월 28일 변기찬 교수(부산외대)는 ‘인간해방의 사회주의 인공낙원’에서 샤를 푸리에의 『사랑이 넘치는 신세계』를 강의한다.


 11월 18일 추재욱 교수(중앙대)는 ‘맞춤인간을 대량생산하는 미래사회’에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강연한다. 마지막으로 12월 9일 안성찬 교수(서울대)가 ‘낮꿈이 기획한 미지의 나라’에서 에른스트 블로흐의 『희망의 원리』로 콜로키움을 마무리한다. 중앙 게르마니아는 이를 통해 시대마다 변해온 유토피아의 모습과 진화 과정을 밝힐 예정이다.
중앙 게르마니아는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서라벌홀 814호 첨단강의실에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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