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출판부, 혁신을 시작하다
  • 송향영
  • 승인 2011.08.28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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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순환에 빠졌던 출판부, 변화를 꿈꾸다

 

 

중앙대학교 출판부는 단 한 명의 인력으로 운영되어왔다. 그나마도 출판전문가가 아니다. 비전문가가 홀로 지키는 출판부는 교재를 찍어내는 커다란 제본소로서 연명해왔다. 지난 1월 1일 출판부 소속이 연구지원처에서 산학협력단으로 변경되면서 출판부 내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원고를 받아 기계적으로 책을 찍어내던 기존의 출판부가 능동적으로 ‘수익성 추구’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현재 중앙대 출판부가 보유하고 있는 출판교재의 종수는 183종이다. 그러나 강의도서로 채택되어 공급되는 교재는 56종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교내출판부의 책이 교내에서조차 이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출판부를 담당하고 있는 산학협력팀 신희식 팀장은 “교수님들이 좋은 원고를 교내출판부보다는 외부출판사에 맡긴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출판부에 대한 교수들의 불신은 뿌리깊다. 제성호 교수(법대 법학과)는 “중앙대 출판부를 이용하면 출판비용이 적게 드는 것이 장점”이라며 “홍보 능력의 부족과 허술한 표지 디자인이 특히 아쉽다”고 말했다. 전문인력이 부족한만큼 출판절차도 매끄럽지 못했다. 강숙아 교수(교양학부)는 “업무인력이 제대로 구성되지 않아 표지와 분량을 직접 조절해야하는 번거로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원고를 좋은 책으로 구현하지 못하는 출판사에 원고를 맡기는 저자는 없다.

 


이러한 와중에 출판부의 유일한 직원인 이민경씨는 “선배들이 없어 노하우를 배울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기본적인 노하우조차 전무한 상태에서 혁신적인 사업을 벌이는 일은 요원하다. 결국 중앙대학교 출판부는 2007년 4100만원, 2008년 3100만원의 저조한 도서판매 매출을 기록하며 30~40%의 적자를 기록했다. 대학출판부의 역량에 실망한 교수들이 외부 출판사를 이용해 출판했기 때문이다. 책의 질에 실망한 교수들은 좋은 원고를 맡기지 않고, 그로 인해 재정이 악화되고 책의 질이 떨어지며 재원과 동력을 상실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009년 출판부에서 공통교양교재 제작을 주관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실상은 초라하다. 전체 매출액의 50%가 〈생각과 글쓰기〉교재다. 나머지 절반 중 38%는 <글쓰기Ⅰ>교재다. 교재 두 권으로 수익구조가 요동칠만큼 취약한 구조인 것이다.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출판부는 9월 1일부터 시행될「출판운영규정시행세칙」을 마련해 도약의 초석을 마련했다. 「출판운영규정시행세칙」에 따르면 교내 출판부에서 책을 발간하는 교수에게 개발비가 지급될 예정이다. 개발비는 교수가 맡은 과목의 수강인원에 따라 차등지급된다. 수강인원 100명, 300명, 500명 기준으로 각각 100만원, 200만원, 300만원이 지급된다. 기존에는 판매부수나 교재 활용도와 관계없이 출판지원비명목으로 300만원을 지급했다. 수강인원이 많을수록, 판매부수가 많을수록 저자가 얻는 수익도 늘어나는 것이다. 재판때부터 지급되던 인세는 초판부터 지급된다. 공통교양, 핵심교양 교재는 인세지급 대상이 아니다. 이는 판매시장을 학외로 넓이겠다는 출판부의 의지로 보인다.

 


원고심의기준을 마련해 질 높은 도서를 선별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일 예정이다. 하지만 이 제도는 교수들의 원고를 수주하지 못한다면 유명무실하다. 교수들의 원고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출판부가 일정수준 이상의 도서를 출판할 수 있는 능력이 선행되어야한다. 신희식 팀장은 “우선적으로 마케팅 전문가와 출판디자이너를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출판부는 조직구성안을 준비하고 있다. 구성안이 완성되는 대로 법무팀의 결제를 요청할 예정이다. 신희식 팀장은 “전문적인 조직구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대학재정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전문성을 갖춘 조직이 구성되면 다양한 분야의 기획출판을 신규 브랜드화해서 수익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중앙대는 게임, 연극, 영화, 아동물 등 특화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신희식 팀장은 “학교의 강점을 활용한 서브브랜드를 런칭할 것”이라며 중앙대의 특성을 강조할 것을 예고했다. 최근 대학출판부는 자체기획물을 출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성대의 경우 243권의 기획출판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강대는 매년 10권짜리 「서강학술총서」를 제작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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