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들이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며 환호하고 있다.
 

 

 

 

 

 

 

 

 

 

  

 

  2011년 7월 6일.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발표일. 후보도시인 평창은 한껏 들뜬 분위기였다. 평창 이곳저곳에 유치를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휘날리고 알펜시아 리조트에는 낮부터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오후 10시부터 시작되는 응원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알펜시아 스타디움 왼편에는 텐트촌이 형성되어 있었다. 중앙대 학생들이 쳐놓은 텐트였다. 학생들은 지난 6월 24일 포항 호미곶을 출발하여 행사 전날까지 약 330km를 종주해 이날 알펜시아 리조트에 도착했다.
 

  알펜시아에 도착하기 전 중앙대 학생들은 평창군청 앞마당에서 꼭짓점댄스를 연습했다. KBS 1TV 6시 내고향에 출연하기 위해서다. 또한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서로의 얼굴과 몸에 페인팅을 해주며 응원전을 준비했다. 외신들은 앞다투어 이들을 취재하기 바빴다.
 

  평창군민들은 여러 방법으로 중앙대 학생과 응원참가자들을 도왔다. 평창영월정선축협에서는 응원 참가자들에게 대관령 한우 국밥 2018그릇을, 대관령 적십자봉사회 소속 부녀회원들은 녹차와 커피를 무료로 제공했다. 여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쌀쌀한 평창의 날씨 속에서 학생들은 녹차 한 잔으로 추위를 녹이며 평창의 개최지 선정을 염원했다.
 

  오후 10시30분 개최지 결정 D-Day 군민행사가 시작됐다. 중앙대 학생, 평창군민, 관광객, 동계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동사모)회원, 군인, 경찰을 비롯해 2000여명이 모였다. 여야 지도부도 총출동했다. 김황식 국무총리와 전 총장인 박범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 전 대표, 정몽준 전 대표,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이 참석했다.
 

  자정. 발표시점이 가까워졌다. 사회자가 마이크를 들어 “개최지 선정 1차 투표에서 최종 개최지가 결정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2,3차 투표를 거칠 필요 없이 한 도시가 과반수로 승리한 것이다. 평창에 대한 확신으로 알펜시아 스타디움의 열기는 한층 고조됐지만 극도의 긴장감이 자욱했다. 약 20분 뒤, 무대에 설치된 스크린에 생중계 영상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IOC 총회장 연단에 선 자크 로게 위원장의 입에서 마침내 “평창”이 선언됐다.
 

  그 순간 행사장의 하늘에는 수많은 불꽃이 터졌다. 지난 10여 년에 걸친 눈물겨운 도전 끝에 얻은 결실이자 겨울 스포츠의 변방인 아시아의 대한민국이 세계 동계스포츠의 중심지가 되었다는 기적에 군민들과 동사모 회원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발표 후엔 축하공연이 다시 진행됐다. 발표 전에 비해 축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군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평창의 승리를 만끽했다.
 

  중앙대 학생들도 그 동안의 대장정이 결실을 이뤘다는 생각에 자축의 기쁨을 나눴다. 박현찬 국토대장정 단장(기계공학부 4)은 “2002년 월드컵이 생각난다. 그만큼 너무 기쁘다”며 “종주는 어제 끝났지만 이제야 드디어 국토대장정이 끝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스위스 신문 ‘20minuten(미누텐)’ 1면에 실린 중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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