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신문’과 ‘좋은 신문’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흥미로운 기사들이 많이 실리는 스포츠·연예 신문에 손이 끌리게 마련이고, 경제신문들은 아무래도 늘상 읽기에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누군가 내게 ‘좋은 신문의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묻는다면, 아마도 나는 ‘신문을 다 읽고 나서 스크랩이 많이 쌓인’ 신문이라고 답할지 모릅니다. 어느 곳엔가 여행 중에 차 안에서 쉽게 가위나 칼을 찾지 못할 때에는 손으로 몇 번인가 접어서 잘라낸 기사들이 훗날 연구실에 돌아와 말끔하게 재단되어 이면지 위에 곱게 붙여지곤 합니다. 대학신문은 제가 대학에 다니던 30년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수습기자와 고참 기자들의 열정이 가득 뿜어져 나오는 가장 풋풋한 오이 같은 신문입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는 흥미로워야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학술적이어야 하는 쉽지 않은 ‘미션’ 속에 대학신문의 어려움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대학신문을 대하는 가장 큰 즐거움은 기자활동을 통해 글을 쓰는 실력이 쌓여가고 생각이 깊어가는 몇몇 아는 학생들의 지면을 대하는 것과 훌륭하신 교수님의 정성스런 글을 읽는 것에 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에도 늘 학생들에게 따뜻함을 전해 주시는 시인 이승하 교수님의 ‘사색’은 언제나 저의 스크랩 욕망을 채워줍니다. 젊음의 고민이 잘 배어난 송은지 기자의 ‘외침’도 고요하지만 젊은이들의 가슴에 잘 닿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경쟁과 경쟁력은 같지 않다’는 어느 인사의 말처럼, 대학평가의 순위보다는 ‘대학의 진정한 가치’를 추구한 사설 또한 공감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실험적 ‘노선’을 시도해 가는 ‘중대신문’을 기대해 봅니다.

백훈 국제관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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