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어떤 남성이 딸을 목 졸라 죽이고, 자신의 목숨을 끊어 많은 논란을 일으킨 사건이 있었다. 이렇게 ‘등록금’이 한 가정을 파탄내는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났다. 하지만 더욱더 웃긴 것은 등록금 문제는 더 이상 ‘소수’의 대학생이나 그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이제 대한민국 사회의 모든 구성원과 연관된 문제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최근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라는 질문에 94%의 학생들이 ‘그렇다’고 답을 했다. 또한 학자금 대출자는 75만 명을 넘어서고 있고, 학생 신용불량자는 2만 5천명이나 된다. 매해 평균 230명의 대학생들이 자살을 하고 있으며, 대학생의 1/4이 등록금으로 휴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등록금과 관련한 문제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여당에서는 아직까지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22일 황우여 원내대표가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고 했지만, 그 내용은 그저 ‘반쪽짜리 반값 등록금’이었다. 반값 등록금은 평균 B학점 이상이어야 하고, 소득분위 50% 이하인 학생들에게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만이 아니다. 한나라당의 일부 세력은 현재 ‘반값 등록금 정책은 포퓰리즘이며 이를 실현하는 것은 자신들의 기치를 버리는 일’이라고 한다. 아직도 여당 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2월 대학 등록금이 학교별로 줄줄이 오르고 나서, 대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대표자 3보1배를 비롯하여, 삭발식, 서명운동, 릴레이 1인 시위 등. 그리고 지난 29일, 백삼십여명의 학생들이 ‘반값 등록금 실현과 청년 실업 해결’을 외치며 거리로 나와 행진을 했다. 물론 그때 73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연행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지만, 그만큼 많은 학생들이 이에 대해 분노를 했다는 것이다. 하여간 이는, 지금 광화문에서 촛불 집회로 이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백여명의 대학생들이 KT전화국 앞에 옹기종기 모이더니, 이제는 자리가 없어 일어서서 참가하는 사람들이 수두룩 하다. 그뿐인가? 이를 지지하는 사회인들이 ‘날라리 선배단’을 꾸려 촛불집회에 온 학생들에게 치킨이나 피자를 사주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이 2008년도 촛불집회처럼 어물쩡하게 있다가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심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2008년의 촛불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졌듯이 이번 촛불이 사회적으로 많은 역할을 하리라 본다. 2008년의 촛불은 단순히 한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몇 만 명의 사람들이 함께 거리로 나와 이야기를 했고 소통했다. 이처럼 정말 반값 등록금 실현이 되려면 많은 학생들이 다 같이 거리로 나오고, 이야기를 할 때서야 가능하다. 앞으로 나는 매일 6시에 ‘반값등록금 이행을 요구하는 의혈중앙 학생모임’의 일원이 되어 해방광장에서 촛불을 밝힐 예정이다.

백시진 총여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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