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한나라당에서 반값등록금 정책 시행을 발표했다. 재보궐선거 패배와 내년 총선을 의식한 발언이며 당론 채택 여부를 두고 논의 중에 있지만, 등록금에 대한 문제의식이 좌우, 여야를 떠나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 호 중대신문을 보니, 서울시내 총학생회장단이 서울시의회에 ‘등록금 인하보다 현실성 있는 대출금 이자지원 정책을 촉구’했으며 여기에 본교의 총학생회도 참여했다고 한다. 정예슬 총학생회장은 “등록금 자체도 감당하기 어려운 대학생들을 위해 이자 부담을 덜어줘야 할 것”, “이번 기자회견은 정치적 견해와 상관없어 비운동권인 Hello총학에게 부담이 적었다”고 말했다.


소극적인 태도다. 본교 총학생회를 포함한 서울시내 대학 총학생회장단의 요구가 한나라당의 그것에도 못 미치는 모양새가 된 것. 과연 등록금 문제에 대한 우리의 절실함은, 정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한나라당의 의지만 못한 것인가. 대출이자를 삭감하자는 말도 이상하다. 차라리 반값으로 낮추자고 하는 것이 옳다. 한나라당도 반값 등록금을 말하는 상황에서, ‘현실성’이라는 말은 소극적인 행동에 대한 변명처럼 들린다.


또한 총학은 전학대회에서 ‘정치색 탈각’을 총노선으로 정했다고 한다. ‘노선 없음’이 노선이 된 것이다. 이는 등록금 문제에 관한 총학의 소극적 태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탈정치’, ‘비권’이라는 말의 감옥에 갇혀, 스스로의 행동반경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 우리 학교 총학의 모습인가 하여 씁쓸하다. 총학은 학생을 위한 정치 조직이며, 등록금은 모든 대학생들의 문제다. 우리의 문제에 관해 우리의 입장과 권리를 주장함은 당연하다. Hello총학이 등록금 문제에 관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안우혁 중앙문화 편집위원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