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본관 3층 정보통신문화관에서 ‘사회사적 맥락에서 본 근대기업의 역사’를 주제로 학술제가 열렸다. 이번 학술제는 그동안 노동운동연구에 비해 기업사에 대한 논의가 드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총 5부로 구성된 이번 학술제에서 1부와 2부는 육영수 교수(국어국문학과)가 사회를 맡았으며 이나영 교수(사회학과)는 나머지 3부를 진행했다. 1,2부에서는 한국의 20세기 기업사와 한국 재벌의 기형적 지배구조에 대해서 논의했다. 1부 발표자를 맡은 이승렬 교수(연세대)는 “정치권에 전화 한 통이면 돈을 빌릴 수 있었던” 형태의 정경유착과 같은 방식으로 노사문제를 해결하던 시대에 대해 언급했다. 이 교수는 장덕진 교수(서울대)의 “반 재벌정서가 강한 한국사회에서 왜 재벌의 사회적 영향력은 점점 더 강해지는가?”하는 질문에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재벌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이유로 꼽았다.
 2부 발표를 맡은 장덕진 교수는 대주주와 경영자가 일치하는 한국의 풍토에서 관건은 “어떻게 하면 개미투자자가 바보가 되지 않게 할 것인가”라며 가족이데올로기와 민족이데올로기 등으로 예측불가능하게 흘러가는 한국의 주식시장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장규식 교수(역사학과)는 구시대적인 성장담론에 대해 “과연 탈성장은 가능한 것인가”하는 물음을 던졌다.
 이에 장덕진 교수는 “60년대 케냐와 비슷한 수준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던 나라가 현재와 같이 된 것은 권위주의적 동원체제가 도움이 된 면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 정도에 다다른 후 같은 방법으로 성장한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엔 복지와 분배를 통해 성장동력을 찾았다는 점을 언급했다. 복지정책이 포퓰리즘이며 성장을 저해한다는 주장은 허황된다는 것이다.
 이어진 3부 이후에서는 각각 일본 중국 미국의 기업사에 대해 논의했다. 사회를 맡은 이나영 교수는 “좀더 비교사적으로 접근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여 기업사를 논의한 새로운 시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학술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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