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신입생들의 활기찬 모습으로 교정은 시작되었고 어느덧 봄을 넘어 뜨거운 햇살이 캠퍼스를 달구기 시작했다. 우리는 변화해야지만 살아남는다고 말하고 듣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한 결과를 얻어 내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그 대상인 우리 자신들이 중심을 잃은채 그저 순응하려 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독립적인 인간이 아닌 모습으로 변화에 쫓기듯 순응만 한다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만족한 결과를 얻어 낼수 있을까 나는 세가지의 ‘독립적 인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첫 번째는 신체적인 독립, ‘건강’이다. 현대인은 문명의 이기를 이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자기 스스로 몸을 움직여 활동하는 것에 많이 인색해져 가고 있다. 건강을 잃는다면 아무리 강한 의지력과 투철한 정신력이 있다하더라도 타인에게 자신의 육체를 의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이가 적고 많음을 떠나 사랑하는 가족과 타인에게 육체적 의지를 하지 않는 것이 신체적인 독립일 것이다.

두 번째는 정신적인 독립,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 대학과 사회에는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떠오르지 못하는 사회병리현상들이 많이 내재되어 있다. 난 요즘 강단에서 아쉬움을 느낀다. 지성인인 대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맹목적 지식습득보다는 정신적인 독립이 아닌가 싶다. 입시위주의 지식습득에서 벗어났으니 이젠 정신적 의존을 서서히 벗어던지고 스스로 판단하도록 연습한다면 아마도 사회에서도 정신적으로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경제적 독립이다. 요즘 사람들은 물건이 없어서 못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들로 넘쳐나는 대형마트, 인터넷 쇼핑 사이트, 필요 이상의 광고들…. 과연 몇 명의 학생들이 등록금과 생활비를 스스로 벌어가면서 대학을 마칠까? 성인이 되어서도 경제적, 정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면서 살아가는 세대를 캥거루족이라고 한다. 이런 신조어들이 왜 생겨 나는 것일까. 경제적으로 독립한다는 것은 부모님을 비롯해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의 경제활동으로 생활하는 것이다. 인간은 부족하기에 평생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린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고 헤쳐 나가며 그 속에서 또 다른 배움을 찾아야 할것이다. 나 자신도 독립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할 것이며, 올해 여름방학에는 글 속에서가 아닌 현장 속에서 또 다른 배움을 가지려 한다. 나는 내가 도달한 지점에서 나의 제자들이 출발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내가 미쳐 얻어내지 못한 것을 얻어내라고 호소하고 싶다. 그들에게 올바른 원칙을 심장에 깊숙히 넣고 성숙한 책임감과 지속적인 일관성을 품에 품고 세상을 향해 두려움 갖지말고 씩씩하게 나아가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김영삼 패션디자인학과 교수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