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도 절반이 지나갔다. 이달 초부터 축제 준비에 들뜬 캠퍼스와 학우들은 축제와 함께 늦은 봄을 즐기고 있다. 공사가 한창이었던 정문 쪽 잔디밭도 축제 준비를 마쳤다. 요즘은 여기저기서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는 학우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햇빛 아래 누운 남학생, 재잘재잘 웃으며 얘기하는 여학생들, 삼삼오오 모여 술 한 잔 하는 모습 등이 즐거워 보인다. 하지만 너무 즐거운 탓일까.

놀면서 날려버린 스트레스와 함께 도덕적 양심도 함께 날려버리는 일부 학우들을 보았다. 잔디가 착생기간 중에 있으니 밟지 말라는 표지판이 버젓이 세워져 있지만 아무렇지 않게 밟고 지나가는 학우들과 돗자리를 펴고 술을 마시는 학우들도 있다. 심지어 불장난까지 하는 것을 보며 나는 그들이 표지판을 못 보았다고 생각하고 싶다. 거의 매일 밤 학교 도서관에서 밤을 새는 나에게 축제 철은 더 고욕이다. 같이 노는 시기이니 어느 정도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좋다. 축제엔 즐기는 것이 당연한 것이니까. 그러나 날이 새고 도서관을 나서는 내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정말 불쾌했다. 여기저기 풍기는 술 냄새, 즐비한 음식물 쓰레기를 보며 참 안타까웠다. 밤새 놀았던 학우들은 어디가고 이른 아침을 여는 부지런한 학우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곧 축제가 시작된다. 타 대학도 그렇듯 대학 축제는 우리만 즐기는 것이 아니다. 외부인들도 ‘중앙대’라는 기대를 하고 놀러올 것이다. 널브러진 쓰레기를 보며 과연 그들도 ‘축제니까…’하고 웃어넘길 수 있을까? 새롭게 변화된 캠퍼스의 외관만큼 깨끗한 내부 시설과 성숙한 중앙인의 의식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엄훈 기계공학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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