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관한 내용이 1면 머릿기사로 실렸다. 아직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보도를 통해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언론이 할 수 있는 가장 보람된 일이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으로서 중대신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이 논의에만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보도해주길 기대한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방문을 다룬 기사는 실망스러웠다. 이 대통령이 중앙대에 ‘떴’고 학생들에게 덕담을 해주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며 기사의 관점 또한 그의 방문을 그저 ‘이례적이다’라는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이 아니라 연예인이 학교를 방문해 특강했을 때도 같은 형식의 기사가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사실을 보도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느냐고 한다면, 중대신문은 ‘소식지’가 아니라 ‘언론’임을 지적하고 싶다. 최근 카이스트 사태를 비롯해 대학교육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대통령이 대학생들에게 할 말이, 그에게 들을 수 있는 말이 “긍정적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정진하라”가 전부인가? 우리는 실패를 왜 두려워하나,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 힘든 사회에 살기 때문이 아니던가. 중대신문이 ‘언론’이라는 자의식이 있다면, 등록금, 카이스트 사태, 청년실업 등 학우들과 밀접한 문제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을 물었어야 했다. 설령 그의 답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라도, 그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을 알리는 게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학언론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저번 호 1면의 두 기사를 읽으며, 기대와 동시에 아쉬움을 느꼈다. 사회 속 대학언론의 역할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주길 바란다.

 

안우혁 신문방송학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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