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트위터 타임라인에 흥미로운 리트윗 하나가 떴다. 이른바 중대신문 좌편향 논란. 내용인즉 지난 중대신문 1면 톱에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대 방문 기사 대신 서울캠 방호원의 근무환경 개선에 관한 기사가 실렸으며, 중앙인 커뮤니티에는 중대신문의 저 이념적인 편집방향에 대한 성토가 올라왔다는 내용이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해져 중앙인 커뮤니티에 직접 들어가 봤다. 해당 글과 댓글들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감정은 반가움이었다. 신문의 편집 방향을 놓고 토론을 벌일 만큼 학생들이 중대신문을 열심히 읽고 있었구나. 뉴스밸류의 가치를 따지는 저 토론은(물론 생산성은 차치하더라도) 중대신문이 의제설정기능에 충실한 실력 있는 언론이라는, 적극적이고도 열정적인 독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역설적인 반증은 아닐까 싶었다. 그렇게 나는 실없이 웃었으나 많은 학우들은 나만큼 기쁘지는 않았던 것도 같았다.

기사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식경영학부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중앙대를 방문해 40여 분간 특강을 진행했고, 자리에는 박용성 이사장과 안국신 총장을 비롯한 2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는 내용이었다. 혹시 그 자리에서 특강 외에 중앙대의 현안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졌는지, 혹은 학교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약속이나 정책적 방향의 언급이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은 기사에 없었다. 혹시 누락된 것은 아닐까. 정말 어떤 소문대로 좌편향 된 중대신문이 의도적으로 축소해 보도한 것은 아닐까. 다행히도(?) 특강 이외 특별한 발언은 없었다고 한다. 중대신문 기자 또한 스트레이트 기사 작성의 원칙에 충실했음을 당시 자리에 참석했던 학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저 논란은 조금 확실해진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대 방문은 지난 중대신문의 톱기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캠 방호원의 처우 개선은 지금까지 여러 번 중대신문이 지면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주의를 환기했던 사안이다. 학내 비정규직 문제라는 최근의 사회적인 이슈와도 직접 맞닿아있다. 근 50년 만에 대통령이 중앙대에 방문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꼭 학내언론의 1면에 보도되어야 하는가 질문한다면 대답은 아니오다. 만약 지금이 1961년이라면 예라는 대답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중대신문이 청와대의 소식지가 아닌 이상 더더욱 그럴 것이다. 9시 시보와 전직 대통령의 성을 결합한 우스개로 한국 언론의 치욕이 상징되던 시절이 있었다. 대통령이기 때문에 신문의 1면에 등장해야 한다는 순정은 순진함을 넘어 굴욕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더군다나 이를 논조의 편향으로 확대 해석하고, 중앙대가 대통령을 방호원보다 아래로 보는 것 아니냐는 둥의 논리로 이어간다면 그저 촌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더 나아가 혹시라도 대통령의 동정이 어느 지면보다 창의적이어야 하고 독창적이어야 할 신문의 1면에 실리는 것만으로 학교의 품격이, 중대신문의 품격이 올라갈 수 있다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그것이야말로 이념적인 생각은 아닌지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신문방송학과 00학번 최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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