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단순한 육체적 노동력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늘날 사회는 우리에게 지각·지식·감정 등 정서적이고 인지적인 능력도 요구한다. 예컨대 학원강사, 영업사원, 텔레마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등 이른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들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인지자본주의』의 저자 조정환씨는 이것을 상업자본주의, 산업자본주의를 잇는 제 3기 자본주의의 특성이라 규정한다. 현대 과학에서 주목하는 ‘인지’라는 단어와 정치경제학 용어인 ‘자본주의’의 결합은 어색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인지자본주의』에서 두 용어를 결합함으로써 현대 자본주의를 보다 설득력 있게 규정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우리의 삶 속에서 생활방식과 생각, 심지어 꿈까지 착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체제의 문제가 아닌 인지적 재구성에서 출발한다. 그것을 기초로 자본의 금융적 재구성, 시공간의 재구성, 계급과 정치의 재구성 등으로 논의를 확대시킨다.  

 현재 자본주의는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일본의 핵 위기는 이를 입증한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자본주의를 맹신한 결과 나타난 참사였다. 자본주의 논리 하에서 잉태된 원자력을 통제하지 못한 자본주의는 핵 위기라는 새로운 재앙을 불렀다. 이 책은 이러한 오늘날 자본주의 위기를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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