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은 물질 교환보다 ‘정’을 나누는 장소였다. 즉, 상인과 고객 사이의 단순 판매를 넘어  문화와 전통이 어우러지는 장소였다.


그러나 1996년은 우리나라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되며 재래시장은 위험에 처했다. 이후 대형마트와 같은 신유통업체는 짧은 시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이에 따른 파급효과는 대응력이 약한 중소유통업체가 고스란히 안을 수밖에 없었다. 이정희 교수(산업경제학과)는 “시장의 변화와 함께 경쟁력이 약한 시장 주체들은 쇠락하게 마련이지만 그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기간은 짧았기 때문에 기존의 영세한 중소유통업체들이 위기를 맞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희 교수는 “정부는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중소상인들에 대한 보호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통시장이 현대화되고 획일적인 SSM 위주로 재편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비를 위한 선택에 있어 다양성이 없어지는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이정희 교수는 “시장에서는 제품도 다양해야 하지만, 제품을 파는 판매점포의 형태도 기업형 슈퍼마켓, 소규모 슈퍼마켓, 재래시장 등으로 다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부 유란(25)씨는 “SSM에는 저렴한 품목이 많이 있지만 의외로 야채나 과일의 경우에는 재래시장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이익인 경우가 많다”며 “재래시장은 소비자가 더 양질의 구매를 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고 말했다. 이어 “재래시장 보호는 주부들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재래시장을 살리자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자 서울시에서는 재래시장을 보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장을 예술문화공간으로 변화시킨 도봉구와 다양한 행사를 열어 시민들의 참여를 높인 강동구가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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