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김유택 전 대구 오리온스 코치가 중앙대 농구부 감독으로 선임됐다. 김유택 신임 감독은 2010-2011 프로농구 시즌이 끝난 이후 오리온스와 재계약을 하지 않아, 중앙대 농구부의 가장 유력한 감독 후보로 점쳐지고 있었다.

  지난달 2일 김상준 감독의 서울 삼성 행은 중앙대 선수단에게는 충격을 던져줬다. 특히나 중앙대 농구부가 개막전 패배 이후 3연승을 질주하며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선장의 사퇴로 다시 흔들릴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하지만 체육부는 예상보다 발빠르게 움직임이며 감독을 선임, 공백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했다.

  이번 감독 선임은 빠르면서도 최대한 감독 능력을 검증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체육부는 중앙대 농구부 동문 등에게 의견을 구했다. 그 결과 최종 후보군을 추려냈다. 이후 후보들의 지도자 경험이나 선수 시절 평판, 성적, 지도방향, 도전의식 등을 평가하는 평가표를 만들어 체육운영위원회에서 면밀히 검토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김유택 전 코치가 감독으로 선임됐다. 최종 후보군으로는 김유택 신임감독 포함 약 3명 정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기택 체육지원팀장은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감독 선임에 총력을 기울였다”며 “이제 감독이 선임된만큼 선수들이 연세대와의 경기에 집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유택 감독은 명지고를 거쳐 중앙대에 진학해 허재, 강동희와 함께 흔히 허동택 트리오로 불리며 중앙대-기아 왕조를 세운 농구부의 레전드급 선수다.

  은퇴 이후에는 지도자와 해설자로서의 경력을 쌓아갔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모교인 명지고 감독을 시작으로 2008년부터 2009년까지 국가대표 코치를 지냈고, 2009년부터 올해까지는 대구 오리온스 코치를 지냈다. 그 사이에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기도 했다.

  일단 김유택 감독은 현재 중앙대의 전술에 크게 변화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김유택 감독은 수비에서는 김상준 감독의 전면 강압 수비를 채택하되, 공격에서는 속공을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유택 감독은 “김상준 전 감독의 전면 강압 수비는 나의 철학과 일치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앙대의 주 공격 전술인 속공에 대해서는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유택 감독은 “김상준 전 감독은 체력 소모가 큰 빠른 속공을 강조했다”며 “이것과는 달리 이제는 선수들이 생각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속공을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농구부 선수들은 새 감독에 대해 대체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주장인 최현민 선수는 “훌륭하고 경험 많은 선배님이 감독으로 오셔서 큰 기대가 된다”며 “팀 분위기도 감독님 부임 이후 안정되어가는 것 같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박철호 선수는 “김상준 전 감독님과 달리 김유택 감독님은 연습에서 하나하나 꼼꼼하게 지적해주셔서 어긋난 부분을 빠르게 고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갑작스런 감독교체로 인한 우려를 보인 선수도 있었다. 모 선수는 “김상준 전 감독님과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아직 김유택 감독님의 전술을 소화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유택 감독은 지난달 26일 단국대와의 데뷔전에서 승리하면서 무난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번 2일 라이벌 연세대와의 경기가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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