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팀플 저기도 팀플= 사회학과 A씨는 1, 2학년 때 팀플에 너무 지친 나머지 지금은 수강신청을 할 때 최대한 팀플이 없는 강의 위주로 시간표를 짠다. A씨는 “전공 4과목을 들으면 3과목에 팀플이 있기도 한다”며 “일부러 팀플을 피해 시간표를 짠다고 해도 한 두 개 정도는 꼭 끼어있다”고 말했다. A씨는 필수로 들어야 하는 전공과목은 어쩔 수 없지만 교양 같은 경우는 팀플이 있는 수업은 선택하지 않는 편이다.

곽동건씨(신방과 3)는 지난 학기 수강한 7과목 중 절반 이상이 팀플을 포함한 수업이었다. 팀플이 시간적 부담을 요하기 때문에 그는 “팀플이 많을 경우 몇 개는 열심히 참여하지만 몇 개는 불가피하게 무임승차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고백했다. 남용되고 있는 팀플 때문에 본의 아니게 팀 명단에 이름만 올리고 활동은 하지 않는 것. 곽동건씨는 “수업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종강 전 2~3시간 정도를 팀플로 진행하는 수업이 있다”며 “기말고사 공부를 해야 하는데 팀플 때문에 오히려 정신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중으로 공부해야 하는 어려움= 신혜정씨(공공인재학부 2)는 교양수업을 들으며 팀플은 팀플대로, 시험은 시험대로 준비해야하는 고초를 겪었다. 행정고시에 도움이 된다는 정보를 듣고 선택한 교양수업은 실망뿐이었다. 한 학기동안 팀플로 수업이 진행되었지만 막상 시험문제는 팀별로 발표한 내용과 전혀 무관했기 때문이다. 신혜정씨는 “한 학기동안 발표한 내용은 시험에 나오지 않고 교수님이 주신 프린트에서만 시험문제가 나왔다”며 “팀플은 팀플대로 힘들고 시험은 또 따로 준비해야 해서 힘들었다”고 전했다.

서미현씨(국제관계학과 2)역시 팀플 위주로 진행되는 수업의 경우 2번 공부하게 된다며 불편함을 표했다. 그녀는 “교수님이 강의할 경우 포인트를 잘 찍어주지만 미숙한 학생의 경우 발표를 제대로 못한다”며 “발표가 제대로 안되면 시험기간에 공부를 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서미현씨는 “교수님의 강의가 아닌 학생들의 팀플로 수업이 진행되면 결국 시험공부를 할 때 더 힘든 경향이 있다”고 난색을 표했다.

내꺼 아니면 몰라= 지난 학기 들었던 교양수업에서 박은진씨(문예창작학과 2)가 얻어간 것은 그녀가 발표했던 단 한 시간의 수업내용 뿐이었다. 그녀는 “수업의 반은 팀플로 진행되었는데 대부분 자신의 발표주제가 아니면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교수님이 이론설명을 해주시긴 했지만 시험이 없는 과목이라 학생들은 수업의 부담을 느끼지 않았던 것. 박은진씨는 “시험도 없는 교양수업이라 나태해지기 쉬운데 팀플로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얄미운 무임승차자= 팀플 시 무임승차자는 공공의 적이 된다. 팀플은 분배된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만 빛을 바라는 학습방법. 누군가 무임승차를 꿈꾸는 순간, 팀워크엔 금이 가기 시작한다. 사회학과 A씨는 뻔뻔한 무임승차자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교양수업 팀플 중 역할 분담을 마쳤지만 발표자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상황.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조용히 있던 한 조원에게 발표를 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러나 A씨에게 돌아온 답변은 “전 발표도 못하고 할 생각도 없습니다”였다. A씨는 “팀 명단에서 이름을 빼버리고 싶었다”며 그 때의 황당했던 기억을 전했다.

수업, 더 알차게 듣고 싶은데= 김기웅씨(정외과 3)는 교양 수업을 들었다 무척 실망한 경험이 있다. 개강 후 2~3주를 제외하고 한 학기 내내 팀플로만 수업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팀플로만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통일성이 없고 수업의 맥이 끊기기도 했다. 교수님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적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김기웅씨는 “매주 팀 발표가 끝나면 교수님이 보충설명을 해주셨다”며 “교수님의 코멘트가 성의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학부생들의 수준이 높지 않은데 수업을 학생들이 끌고 나간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전했다.

강명주씨(국어국문학과 3)역시 “매주 팀플이 이뤄지는 수업의 경우 깊이와 질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가 수강했던 교양수업의 경우 그 날 수업할 내용을 조별로 발표하고 교수님이 부연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강명주씨는 배우지 않은 내용이다 보니 발표 준비를 하면서도 스스로 맞는 내용인지 불안했다. 또한 “다른 팀원들이 발표할 때도 잘 듣지 않게 됐다. 아무래도 교수님의 강의가 학생들의 발표보다는 깊이와 전문성이 있기 때문에 강의를 더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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