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성공기
당신의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여기 회계 공부에 푹 빠져 회계사 시험 준비를 했지만 다른 진로를 찾은 사람이 있다. 국민은행 본사 기업경영선개부에 근무하는 김성규씨다. 그의 변화무쌍한 취업스토리를 들어보자.


기업의 생사를 책임지는*B가 되다

국민은행 기업경영개선부 김성규씨(경영학부 02)

- 취업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학생 때부터 회계와 관련된 공부를 좋아해서 회계학 수업을 위주로 들었어요. 제가 좋아서 듣는 강의다 보니 억지로 공부하지 않고 찾아서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좋은 학점을 받고 졸업 할 수 있었어요.
회계사시험(CPA)도 준비했어요.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이 저에게는 취업 준비 기간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였죠. 하지만 회계사를 목표로 삼았던 것은 아니에요. 원래 외국계 컨설팅 업체나 증권사에 취직하고 싶어서 준비를 했던 건데 뜻대로 잘 되지는 않았어요.
- 회계사시험을 준비하면서 무엇을 얻었나요
아무래도 은행 업무를 보는데 회계가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죠. 취직한 이후에도 그 때 공부했던 지식들을 유용하게 쓰고 있어요.
공부와 관련 된 것 외에 얻은 것이 있다면 참을성과실패를 경험한 것이에요. 2년 동안 쉬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면서 하고 싶었던 부분을 많이 포기해야 했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나를 위해 포기해야 한다는 게 무엇보다 고통스러웠어요. 하지만 그런 걸 극복해 내면서 저 자신을 이기는 법을 깨닫게 되었고 ‘참을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게되었어요.
두 번의 CPA에서 떨어졌을 때도 많이 힘들었어요. 그런데 떨어진 후에 낙담한 모습으로 방황할 제 모습이 싫더라고요. 그래서 빨리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어요. 그 이후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죠. 실패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때의 경험과 행동이 절 성숙하게 했고 앞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 대학 생활은 어땠나요
저는 학부생활과 동아리 활동 둘 다 열심히 했어요. 학부 때는 경영학부 대표를 맡기도 했어요. 그 경험을 통해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서 이야기 하는 방법을 배웠죠. 교수님이나 대학원생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많았어요. 저보다 많은 경험을 하신 분들을 만나며 이야기 나눌 수 있었죠. 그러면서 사고를 넓힐 수 있었어요. 동아리에서는 세미나를 주로 하면서 공부했어요. 선후배 간의 관계도 좋아서 서로 잘 끌어줬죠.
학부대표와 동아리 활동의 공통점이 있다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친해졌다는 거예요. 학부내의 선후배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는 흔치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 은행에 취업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증권사에 들어가기 위해 4학년 여름방학 때 키움증권에서 인턴을 했어요. 그런데 그 해가 세계 경제 시장이 좋지 못할 때였어요. 두 달간 출근하면서 아침마다 부서가 하나씩 사라지는 걸 보게 되면서 겁이 났죠. 증권사는 경제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증시에 따라 연봉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좋은 점도 있지만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있죠. 인턴과정에서 지도 해주시는 분도 안정적인 생활을 하려면 은행이 괜찮다고 말씀하셨어요. 모험보다 안정을 택한 셈이죠.
- 국민은행만의 특이한 입사 절차가 있나요
경제관련 시험과 논술, 토론면접을 봐요. 경제 시험은 객관식일 수도 있고 주관식일 수도 있어요. 논술시험도 경제와 관련된 주제가 제시되죠. 어떤 현상에 대한 원인 분석과 자기 생각을 적는 건데요, 대부분 최근 가장 이슈가 되는 문제가 나와요.
그 다음에는 1차 면접을 보는데 저 같은 경우는 자기소개, PT면접, 판매 면접을 봤어요.
PT면접에서는 시사적인 문제가 주로 나와요. 요즘으로 따지자면 일본 지진과 같은 키워드가 나오겠죠. 그래서 평소에 신문이나 잡지를 많이 보는 게 좋아요. PT면접이 끝나면 어떤 상품을 판매해 보라고 해요. 은행에서 영업업무의 비중이 크기도 하지만 순발력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2차 면접을 봐요. 임원 면접이라고도 하죠. 제시된 주제에 대해 면접자들을 찬성과 반대로 나누어 토론을 하게 하는 면접 형식이에요.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정도로 제한해요.
- 2차 면접에서 중요한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일단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게 가장 중요해요. 그리고 반대 입장에 있는 면접자의 의견을 듣고 발언할 기회가 주어질 때 자신의 의견만 설득시키려 하면 안돼요. ‘잘 들었습니다’라든지 ‘감사합니다’ 등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를 갖추어야 하죠. 그 후에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해요. 생각했던 것을 조리있게 풀어서 말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는 능력도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취업 사이트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나 연습했던 게 도움이 되었어요.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할 때 자세, 말투 등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습관들을 고칠 수 있었거든요.
- 서류면접에서 특별히 중요하게 보는 항목이 있나요
학점을 비중 있게 보는 편이에요. 학점을 보고 능력에 대해 평가를 한다기보다 성실함을 보는 것 같아요. 토익같은 경우는 700점만 넘으면 입사지원 자격이 되긴 하는데 대부분 900점대죠. 자격증 같은 경우는 있으면 가산점이 부가돼요. 저는 회계사자격증 공부에 몰두 하느라 다른 자격증을 못 땄어요.
- 담당하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심사역을 맡고 있어요. 기업의 생사를 책임지는 일인 만큼 책임감이 막중한 업무죠. 주요 업무 내용은 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해서 등급을 매기고 심사역 책임하에 대출해주는 일이나 워크아웃과 같은 것을 담당하고 있어요. 워크아웃이란 기업과 금융기관이 서로 협의해서 기업 스스로 이겨낼 수 없는 금융 관련 문제를 해결해주고 기업을 회생시키는 것이 본 취지예요. 예를 들어 대출받은 기업이 흔들릴 때 회생시키면 남는 이익과 영업을 정지했을 때 남는 청산가치를 매겨요. 그 후 대출기간을 늘려준다든지 이자를 낮춰 주는 등 정상적인 운영을 할 수 있게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는 거예요.
심사역 윤리강령이라는 게 있는 만큼 회사 내부 정보도 많이 알고 있어서 주식 거래에서 제외되기도 해요.
- 연봉이나 복지는 어떤가요
초임연봉은 ‘일자리 나누기’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그 전보다 20% 줄어들어서 3천만원 후반대 정도로 예상해요. 하지만 성과급 제도가 있어서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연봉도 높아지죠.
복지는 금융권이 전체적으로 좋은 편이에요. 결혼해서 집을 마련할 때 8년간 전세자금 1억 2000만원이 나와요.
교육적인 면은 회사를 다니면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적극적으로 지원 받을 수 있어요. 어떤 학원이든 수강료의 80%가 지원되거든요. 또 능력이 인정되면 아이비리그에서 MBA 교육과정을 밟을 수 있게 해주죠.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자신감이 중요해요. 주위 친구들을 봤을 때 자신감 없는 친구들은 취업 준비하는 기간이 길더라고요. 못하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하세요. 같은 능력을 가졌더라도 자신감 있는 사람은 면접장에서 빛을 발하거든요. 또 자신감이 있다면 부족한 점에 대해 능력이 뒷받침 될 수 있도록 자신을 단련하게 되더라고요. 면접 볼 때 이것만한 무기는 없죠.


●학점 : 4점대
●토익 : 950점
●인턴 : 키움증권
●활동 : 경영학부 대표, 비지니스컨설팅동아리,
         휴머니즘 동아리
글·사진 박수진 기자 ThankU@cauon.net


  취업 레시피 
1. 학점에 성실해지자
새벽 5시. 아무도 없는 도서관에 제일 먼저 가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고, 마지막까지 남아 공부를 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무조건 열심히 한다면 학점은 올라간다.
 2.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자
학부 대표를 하면서 친해지기 힘든 다양한 분들을 만나 인생 공부를 하니 면접 볼 때도 대화하듯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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