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커피를 얼마나 마시고 있을까? 통계에 의하면 한국인의 연간 일인당 커피소비량은 약 350잔이다. 구한말 ‘양탕국’이라고 불리며 한국인에게 낯설게만 느껴졌던 커피가 한 세기만에 물 다음으로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가 된 것이다. 우리가 커피향에 점차 익숙해지면서 커피전문점도 편하고 익숙한 공간이 되었다. 이는 불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1999년 스타벅스가 한국에 첫 선을 보인 이후 해외 커피전문점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한국에 진출하며 본격적인 커피전문점 시장이 형성되었다. 2001년에는 커피빈이 1호점을, 2002년에는 파스쿠찌가 1호점을 개점하였다. 뒤이어 토종브랜드인 할리스커피, 탐앤탐스, 이디야, 엔제리너스, 카페베네 등이 등장하였다. 이 외에도 100여개의 중소 브랜드들이 시장에 진출했지만 치열한 상권다툼 끝에 2011년 현재 7개의 대형 브랜드가 전체 커피전문점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커피와 가까워지는 속도만큼이나 커피전문점들도 빠르게 세를 확장하고 있다. 2006년 상위 7개(매장수 기준) 커피전문점 브랜드인 스타벅스, 카페베네, 커피빈, 엔제리너스, 할리스커피, 이디야, 탐앤탐스의 총 매장수는 약 600여개. 하지만 2011년 3월 7개 브랜드의 총 매장수는 2400여개로 대폭 증가했다. 5년 만에 4배에 달하는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이쯤되면 커피전문점이 입점하지 않은 건물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정도다. ‘스타벅스가 구멍가게보다 많다’는 말이 꽤나 진지하게 여겨지게 됐다.
이와 같은 매장 수의 급격한 증가는 프랜차이즈 형식의 커피전문점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직영점에 비해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가맹점주 모집을 통해 쉽게 매장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윤덕환씨(트렌드모니터 부장)는 “본사에서 직접 운영해야 하는 직영점에 비해 마케팅, 인테리어 등을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프랜차이즈가 위험부담이 적은 것도 시장 확대의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2011년 국내 커피전문점 매장수 1위를 차지한 카페베네의 경우 불과 3년 만에 약 500여개의 매장을 개점하였다. 카페베네의 기록적인 매장증가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는 스타벅스, 커피빈 등 직영점만을 고수하는 다른 커피전문점 업체와는 다르게 프랜차이즈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의 경우 다른 업종에 비해 매장 운영이 쉽고 본사차원의 사업지원이 이뤄지는데 이는 매력적인 투자요인이다. 또한 본사와 점주간의 공동투자를 통해 위험부담을 줄이거나 테이크아웃 전용매장 등 다양한 형태의 커피전문점 창업방식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가맹점 전개 전략도 커피전문점 창업 인기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피전문점이 빠르게 증가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현재 국내 커피시장의 규모는 2조원 정도다. 그 중 원두커피시장은 90년대말부터 연 10%씩 성장하며 현재 커피시장에서 1조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원두커피의 비율이 전체 커피시장의 92%를 차지하는 미국과 비교해 국내 원두커피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비춰 볼 때 원두커피를 기반으로 하는 커피전문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윤덕환씨는 “커피전문점의 연간 매출 성장률이 2010~2014년에는 1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많은 전문가들이 커피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규 기자 HGyu@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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