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궂은 장난을 일삼아 오던 악동천사 가브리엘은 인간에게 행복을 전하고 오라는 명령을 받고 인간세계로 추방당한다.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맛있고 향 좋은 커피로 인간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가브리엘. 마침내 가브리엘은 천사의 마음을 녹여낸 커피를 인간들에게 전하게 된다.

마치 외국의 전래동화와 같은 위의 이야기는 ‘엔제리너스커피’(이하 엔제리너스)의 브랜드 스토리이다. 엔제리너스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창출한다. 실제로 엔제리너스는 단순 커피숍이 아닌 ‘천사가 전하는 신의 선물을 마시는 쉼터’의 이미지를 부여해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을 택한 것이다.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아 커피를 마시며 실제로 브랜드 스토리를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은 감성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감성마케팅은 고객과 브랜드가 공유할 수 있는 감성적 연결고리를 찾아 소비자들의 감성을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감성마케팅을 통해 브랜드는 적절한 아이덴티티를 창출하고 소비자들은 자신과 맞는 감성의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많은 커피전문점이 감성을 이용한 마케팅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커피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과 관계된 것으로 보인다. 곽동성 교수(경영학부)는 “맛과 향이라는 커피의 추상적인 특성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시키기에 적합한 요소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현석 교수(경영학부)는 “한집 건너 두집 건너 커피집이 생겨나다보니 더 이상 좋은 원두로 맛을 낸다는 것으로는 홍보가 되지 않는다. 남이 쉽게 모방하지 못하는 차별화된 마케팅이 필요한 것이다”고 말했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위해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이 그 역할을 한 것이다.

감성마케팅의 모습은 브랜드마다 가지각색이다. 스타벅스는 ‘오감’을 활용한 감성마케팅을 펼쳤다.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풍기는 은은한 커피향, 재즈나 클래식과 같은 우아한 음악, 부글부글 뜨거운 우유가 피처 안에서 끓어오르는 소리, 커피가 나왔음을 알리는 바리스타의 목소리 등 소비자들의 오감을 자극 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감성마케팅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2011년 국내 커피전문점 매장수 1위를 차지한 카페베네 역시 감성마케팅을 전면으로 내세워 브랜드 가치를 창출했다. 소비자와 공급자간의 일방적인 관계를 탈피하고 소통을 시도한다. 고객이 직접 신청한 노래와 사연을 통해 DJ가 직접 생방송을 진행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감성마케팅이 소비자의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은 무엇일까. 김시월 교수(건국대 소비자행동학과)는 이에 대해 오늘날 소비자들의 성향을 언급했다. 김시월 교수는 “특정한 사회 혹은 국가에서 많이 선호되는 현상을 통해서 개인 소비가 집단 소비에 속하고자 하는 욕구를 살펴볼 수 있다”고 전했다. 즉, 사람들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러 가는 것이 아닌 커피전문점의 이미지를 소비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감성마케팅을 통해 커피전문점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에서 제3의 공간으로 바뀌었다. 커피믹스나 캔커피 등 단품의 경우 오후 시간대에 덜 팔리는 반면 커피전문점의 경우 오후시간에 소비가 많다.

윤덕환씨(트렌드모니터 부장)는 “소비자들이 커피전문점을 찾는 이유는 더이상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다. 감성마케팅을 통해 커피전문점의 공간 개념이 넓어졌다. 이제는 커피전문점이 사교적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가 대화의 매개체로서의 기능을 하고 결과적으로 커피전문점은 사회적 공간의 필요성을 충족시키기 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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