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강하고 싶은 학생은 많지만 자리는 단 한자리뿐이다. 오직 광클만이 저 자리의 주인을 가린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말이 돼버린 수강신청 전쟁. 매 학기가 시작할 무렵이면 행정실과 교수님을 찾아가 수강을 부탁하거나 심지어 강의를 매매하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하지만 이번 학기는 특정 학과를 필두로 전공과목을 수강하지 못했다는 학생들의 사례도 줄을 이었다. 이에 그동안 쌓여왔던 학생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중앙인커뮤니티에는 “330만원 내고 구걸하고 있다”는 게시글이 학생들의 호응을 얻어 최고공감을 차지하고 일부 학생들은 ‘사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전공강의 수, 몇 년째 제자리걸음= 수강신청 불만은 해마다 끊이지 않고 제기돼왔고 학생들은 전공 강좌 개설 확대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전공과목 강좌 수는 거의 늘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줄어든 학과도 있었다. 학생회 간부를 맡았던 한 학생은 “해마다 강의 수 확대 등 수업권 보장을 요구해왔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고 전했다.

  전공 강좌 부족에는 복수전공 수요 증가도 한 몫 한 것으로 파악된다. 본부는 2009학년도부터 다전공 목록에서 부전공을 제외하고 복수전공 허가인원을 30%로 늘렸다. 이에 복수전공 신청자 수는 2009년 이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문과대의 경우 복수전공 신청자가 366명(2008년)에서 532명(2010년)으로 급증했다. 복수전공을 하고 있는 백지윤씨(국어국문학과 2)는 “학생들이 전공심화보다 복수전공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학과의 경우 복수전공 인원을 대폭 늘리기도 했다. 해당 학과의 학생은 “예전에는 20~30명씩 수강했지만 복수전공 확대 이후 많게는 70명씩 수강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전공 학생들로 인해 전공과목에 대한 수요는 늘어났지만 강의 개설 수는 변함이 없어 전공강의 수강신청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본부는 대안으로 계절학기 활성화를 제시했다. 계절학기에 전공강좌를 많이 개설해 학기 중 수강신청을 하지 못한 학생들이 전공 강좌를 이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반응은 달갑지만은 않다. 경제학과의 모 학생은 “계절학기도 결국 수강료를 내는 것 아니냐”며 근본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공간·교원 단기간에 늘릴 수는 없어= 대학본부 역시 전공강좌에 대한 수요 증가와 수업권 확대 요구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강의 수 확대는 강의공간과 교원 인원과 연관돼있어 당장 해결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서울캠에 강의공간이 부족하다는 주장은 사실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강의실이 높은 사용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본부는 오는 5월 R&D센터 신축이 완료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교원 수 부족은 그동안 교원 증원이 미흡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가장 시끄러웠던 경제학과 역시 지난 몇 년간 전임교원 수를 늘리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전임교원 증원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본부에서도 점진적으로 교원 수를 확충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박상규 기획처장(응용통계학과 교수)은 “교원 확보에 예산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해마다 30명씩 신임 교원을 선발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듣고 싶은 과목을 최대한 수강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간강사를 적극 활용해 임시적으로 강의 수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본부는 “이미 강사 비율이 상당히 높고 우수한 강사를 선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시간강사 확충의 어려움을 전했다.

  강의 확대에 변수가 많아 분반도 쉽지 않아= 수강신청 인원이 많아 분반을 요청해도 실제로 분반이 이뤄지기는 까다로운 것으로 드러났다. 장바구니 신청 이후의 분반은 동일시간에 개설하는 원칙이 있다. 한 학과 사무실 조교는 “교수님이 수강 인원이 많아 강의를 두반으로 나눠하도록 요청했지만 동일시간 개설해야하는 분반 원칙 때문에 분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교무지원팀 이경미 계장은 “학생들 수요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동일 시간에 분반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학과에서 처음 강의 개설 때 전학기 수요를 반영해 신청하는 것이 최선”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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