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현식씨 (국문과 02)  
 
취업의 필수 조건은 바로 스펙. 하지만 나의 스펙이 형편 없다면. 좌절하지마라. 형편없는 스펙의 과거를 청산하고 성공적인 취업을 한 사람이 여기 있다. 학업성적, 토익 점수, 다이어트의 스펙 3종 세트로 완전 무장한 그의 전설적인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학교를 다니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들었어요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어요. 4학년 1학기까지 평점이 2.99 였으니까요. 한 학기를 더 다니고 계절학기로 학점을 채운 뒤에야 3.02로 졸업 할 수 있었죠. 1학년 때는 0.57점으로 학사경고도 받았어요. 외국어 점수도 학점 못지 않았어요. 2월에 처음으로 토익을 응시했는데 720점을 받았죠. 토익 점수 올리느라 고생을 좀 했어요. 사실 저는 공부보단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공부도 열심히 하며 친목도 다질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워요. 제가 반성해야 할 점이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선배들을 보면 존경스러워요. 하지만 제가 보냈던 대학생활을 후회하지는 않아요.

 

 - 취업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우선 스펙을 쌓는 게 급선무였어요. 28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아무 준비가 안 되어 있어서 불안하더라구요. 1년 남짓 준비했는데 작년 상반기에는 영어 공부에만 매진했어요. 5개월간의 노력 끝에 두 번째 응시한 토익에서 905점을 받았죠. 이 외에는 특별히 따로 준비 한 건 없어요. 남들처럼 인턴 경험이나 공모전 수상 경력도 없었고요. 대신 저와 잘 맞는 직종을 찾으려 노력했어요.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이 영업이나 유통 쪽으로 진로를 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죠. 그리고 시사에 관해 공부하고 토론하는 과내 소모임 ‘홀짝’을 졸업할 때까지 했어요. 그 때의 경험이 면접 때 논리적으로 말 하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또 준비하는 6개월 간 꾸준히 다이어트를 해 몸무게를 30kg 넘게 감량 했죠.

 

- 혹독한 다이어트를 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자신감을 가지고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였어요. 이대로 살면 더 이상 안 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죠. 그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복합적이라 콕 찝어 말하기 힘들지만 취업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컸어요. 낙오하겠다는 두려움에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단기간에 목표를 잡고 조금씩 이뤄 나가면서 성취감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죠. 더불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어요. 몸무게 감량 후, 사람을 만날 때 스스로 달라졌다는 걸 느껴요.

 

 - 취업 준비 기간에 가장 힘들었던건 무엇이었나요

남들처럼 스펙이 화려하지 못해서 최종 면접까지 가기가 쉽지 않았어요. 최종 면접을 4번 보았는데 그것마저 번번이 떨어졌죠. 사전 조사와 자기소개를 철저하게 준비하고 갔었는데 질문을 2개 이상 하지 않더라고요. 취업 전까진 그 때가 가장 힘든 순간이었어요. 준비한 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나와서 답답하고 허무했죠. 그래서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최종면접 봤을 때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5~6개 정도 질문을 받았고 준비해왔던 걸 대답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땐 정말 막혀있던 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이었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절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할 정도였어요.

 

-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사람을 좋아하다보니 슬럼프에 빠져있을때도 사람이 가장 큰 힘이 되었어요. 제 인생에 네이버 지식인 같은 분이 계세요. 저희 학과에 이찬규 교수님이신데요. 진로에 대한 별다른 생각 없이 청춘을 보낼 때도 항상 제 장점을 거론하며 용기를 주셨어요. 조언과 동시에 채찍질도 잊지 않으셨죠. 달라지기로 결심했을 때도 늦지 않았다며 오히려 응원해주셨어요. 슬럼프에 빠졌을 때 벗어나는 방법도 알려주셨죠. 교수님의 조언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묵묵히 뒤에서 지켜보시며 응원해주시는 이찬규 교수님께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 일일 근무라는 채용제도가 특이한데 까다롭진 않았나요

일일 근무는 영업하시는 분을 하루 동안 따라 다니면서 실무 능력을 평가 받는 거예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자신이 생각하던 일과 달라 그만두는 사람도 있어요. 결국 상호평가라고 생각해요. 저는 영업 분야에 지속적으로 관심이 있었고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동기 덕분에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어요. 자신이 지원한 부서의 정보들을 충분히 이해한 다음 철저한 준비를 해가는 게 노하우라고 할 수 있어요.

 

- 자신이 합격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보여준 간절함이 아닌가 싶어요. 자기소개서를 적을 때는 회사 입장에서 생각해 보려고 노력했어요. 어떻게 하면 뽑힐까보다 회사가 나의 어떤 점을 바라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죠. 그리고 제 경험이나 포부를 구체적으로 적었어요. 예를 들어 ‘열정이 있다’가 아니라 ‘열정이 있어서 몇 살 때부터 이런 준비를 해왔다’라고 적었죠. 또 성취지향적인 제 성격을 부각시켰어요. 면접에서는 제 이야기를 들려 드리려고 노력 했죠. 합격 후에 인사팀장님이 다른 지원자와는 달리 면접 때 진정성을 느꼈다고 하시더라구요.

 

- 회사 내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나요

영업을 맡고 있어요. 영업에는 2가지가 있는데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전문 의약품을 판매하는 일인 ETC, 약사들을 상대로 일반 의약품을 판매하는 OTC가 있어요. 저는 ETC 일을 담당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일정 구역을 맡아 일반 의원에게 판매하는 Local 영업을 해요. 사실 제약회사 영업사원에 대해 안 좋은 편견이 많아요. 하지만 발로 뛴 만큼 정직하게 결과가 나오는 일이라 긍적적인 면이 많다고 생각해요. 사람을 설득하는 걸 좋아하는 제 적성에도 잘 맞고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당당하면 남들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오히려 남들의 의식을 변화 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본인의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한거죠.

 

- 회사 분위기는 어떤가요

다들 정말 열심히 일해요. 저희 회사는 열심히 하면 다른 부서로 옮겨 다니며 일할 수 있는 직무 이동제가 있어요. 이러한 제도가 경쟁을 부추긴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노력한 만큼 보상 받을 수 있고 동기부여도 되요. 특히 다양한 일을 배울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에요. 또 영업직을 존중해 주어서 자부심을 가지고 일 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만족해요.

 

- 지금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사람을 많이 만나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고민이 있으면 혼자 앓지 말고 선배나 친구들에게 털어 놓으세요.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많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나 더 있다면 중소기업에 들어가더라도 부끄러워하지 말고 사람들에게 떳떳해지라는 거예요. 대기업에 들어간다고 해서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니까요. 좋은 사람이 되어서 자신의 회사를 좋은 회사로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의지가 중요해요.

글· 사진 박수진 ThankU@cauon.net

 

비포 앤 애프터

취업에 실패하던 시절, 이것을 바꾸니 취업이 되더라! Best 3

1. 점수를 바꿨다 절망의 학점

 2.99, 실망의 토익 점수 720. 절망과 실망을 희망으로. 2.99를 3.02로 720을 905로 바꾸니 취업 문이 넓어지더라.

2. 무게를 바꿨다

0.1톤을 돌파하던 내 몸무게, 30kg을 감량하니 자신감이 생겨 매사에 당당하다. 면접에서도 내 당당함은 한 몫 하더라.

3. 마인드를 바꿨다

28세. 취업준비는 제로. 큰일났다. 하지만 좌절금지. 절박함과 긍정의 힘으로 무장하니 29세엔 '간때문이야~'를 외치고 있더라.

이은샘 기자 SAEM@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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