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안국신 교수님의 중앙대학교 총장 되심을 축하 드립니다. 새로운 법인이 들어오면서 기존의 직선제 총장 선출방식이 아무런 논의 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폐지되고 일방적으로 법인에서 선임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두 번째 총장 선출이다.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한 교수들의 입장은 지난 해 교수협의회에서 정식으로 법인에 건의하였지만 애석하게도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다. 다행이 우리의 상식을 뛰어 넘지 않는 분께서 총장으로 선출되셨기에 총장 선출방식에 대한 논란은 지금은 무의미하다고 본다.

  신임 총장이 어떤 덕목을 갖추어야 중앙대학교 미래에 아름다운 쌍무지개가 뜰까? 정답은 없겠지만 “거북의 걸음걸이”라는 온라인에 올라와 있는 좋은 글로서 나의 작은 바램을 대신하고자 한다. 용맹스러움으로 이름을 떨친 왕이 있었다. 하지만 왕에게는 늘 풀리지 않는 고민이 있었다. 바로 백성들 표정에 왕에 대한 두려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은 한 현자를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았다. “나는 백성들이 행복하게 살길 진심으로 원하오. 그런데 그들은 나의 마음을 모른 채 나를 두려워하고 불안해하며 불행한 삶을 살고 있소” 그러자 현자가 말했다. “사자와 같은 용맹함과 독수리와 같은 지혜는 백성들에게 행복의 조건을 제공해 줍니다. 영토가 넓어지고 풍요로운 생활을 보장해 주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행복의 조건을 백성의 마음속에 심어 주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것이 있습니다.” 왕이 물었다. “그래, 그것이 대체 무엇이요?” “바로 거북의 걸음걸이입니다. 거북은 자신의 배와 심장을 땅에 붙이고 갑니다. 따라서 더디게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죠. 그러나 거북은 느림의 대가로 얻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땅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를 가슴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폐하께서도 땅에 심장을 맞댄 채 걸어가는 거북의 느린 걸음걸이를 배우십시오. 그것은 백성들 얼굴에 진정한 행복이 나타나도록 용맹함과 지혜를 갖추신 폐하께서 하실 수 있는 유일한 일입니다.”

  이 글을 통해 교수와 학생, 교직원으로 구성된중앙대학교라는 배의 운항을 책임지고 있는 선장이 어떤 덕목을 갖추어야 할지 그리고 선장을 임명한 선박회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본다. 법인 교체 후 대학본부와 법인은 중앙대학교 전체 구성원을 대표하는 정식 교칙기구인 대학평의원회의는 물론이고 중앙대학교 각 주체들을 대표하는 교수협의회 및 노동조합, 총학생회들과의 협력은 물론이고 대화조차도 거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중앙대학교라는 배의 운항을 책임지는 선장이 힘들고 어려운 항해를 무사히 끝내기 위해서는 용맹함과 현명함 이외에도 승객과 승무원들로부터 진정으로 신뢰와 존경을 얻어야 한다. 신임 총장께서 부디 사자의 용맹함과 독수리의 지혜 그리고 거북의 걸음걸이를 가져 주시기를 바란다.

방효원 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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