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첫날, 선배에게 들은 첫마디는 ‘인사를 잘해라’였다. 순간 귀를 의심했다. 초등학교 졸업 후에 들어 본 적이 없던 충고였다. 선배의 조언대로 마주치는 모두에게 인사를 했다. 인사할 타이밍을 놓칠 때는 직접 찾아가서 인사 할 정도였다. 이렇게 쫓기듯 인사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생겼다. 눈이 마주 칠 때 마다 ‘인사를 해야 하나 말아야하나’ 라는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어렵게만 느껴졌다. 곤혹스러워하는 A에게 선배가 말했다. “왜 얼어있어. 긴장 좀 풀어”선배는 목례를 하라고 일러주며 헷갈리는 상황에는 한 번 더 인사하라고 덧붙였다. 충고를 들은 이후 마음을 다잡았다. 웃으며 인사하는 것은 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마음을 달리 먹으니 인사가 그리 귀찮게 여겨지지도 않았다. 긴장된 표정을 지우고 웃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B씨는 크게 소리쳤다. “과장님 대리님이 찾으십니다!”사무실 내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웃는다.
B가 자주 저지르는 실수중 하나는 압존법이다. 고등교육과정을 마쳤음에도 높임법은 자꾸 헷갈린다. 새로운 환경에서 사람들의 이름과 직책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일은 너무나 버겁기만 하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탓에 자꾸 긴장되고 그 때문에 실수도 잦다. 선배들에게 B는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 아무개지만, B에게는 그 아무개가 너무도 많다. 이름이나 호칭을 잘못 부르는 경우는 다반사다. 자신들도 겼었던 탓일까. 선배들도 쿨하게 넘어가는 것 같다.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빨리 얼굴을 익혀야겠다.
 

  입사한 둘째 날, C씨는 간단한 업무를 받았다. 연락처에 적힌 사람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단순한 일이었다.많은 메일을 보내다보니 실수를 했다. 엉뚱한 곳에 연락을 한 것이었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풋내기 시절엔 다 그런 법이다. C씨는 메일을 보낸 후에 오히려 당사자에게 앞으로 잘하면 된다는 위로를 받았다. 회사에서 C에게 원하는 건 업무적인 능력이 아니라 인성적인 태도였다. 업무숙달에 대한 문제는 중요하지 않았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 해결 될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성에 대한 태도는 달랐다. 다 큰 어른의 인성교육까지 책임질 만큼 회사는 한가한 존재가 아니었다. C가 스펙에 쫓기는 예비 직장인에게 추천하는 덕목은 예절이다.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을 잊지 말자.  

신민규 기자 min323@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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