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은 언제나 설렌다. 지난 주 수시논술로 캠퍼스에 가득 찬 수험생들을 보았다. 아! 중앙대에 처음왔던 그 날이 스쳐간다. 상도역에서 내려 01버스에 올라 혹여나 지나칠까 창밖을 수시로 쳐다봤던 그때. 논술예상문제집을 손에서 놓지 못한 채 캠퍼스 구경은 커녕 법학관으로 뛰어 들어가기 바빴다.

  또 생각나는 게 있다. 지금은 인터뷰 전문기자라 불리기도 하지만 ‘중대신문이 만난사람’을 처음 맡았던 꼬꼬마 시절도 있었다. 때는 지난 3월. 중앙대 연극영화학부의 겸임교수인 홍형숙 영화감독이 첫 데이트 상대였다.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해 쥐뿔도 몰랐기에 영화감독 인터뷰는…! 정말 휴대폰도 없이 처음가는 동네로 떨어진 것만 같았다. 그때까지 봤던 다큐영화라곤 고등학생 시절 우연찮게 보았던 <우리 학교>와 <워낭소리>가 전부였다. 인터넷으로 홍형숙 감독에 대한 모든 인터뷰와 포스트된 글들을 읽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내가 제대로 인터뷰를 할 수 있을까…?”, “나 때문에 다 망쳐버릴꺼야!” 결국 다음날 홍형숙 감독의 <경계도시2>를 보기위해 홍대로 향했다. 제작사의 배려로 무료로 표를 구할 수 있었고 ‘인터뷰를 위한 영화감상’을 했다.

  그렇게 사전준비과정을 거쳤지만 인터뷰 날짜가 다가오자 왠지 가슴이 뛰었다. 설렘보다는 두려움으로 인한 떨림이었다. 하지만 막상 인터뷰가 시작되니 달랐다. 감독님은 친절하게 작품에 대해 콕콕 꼬집어주셨고 그 앞에선 기자도 솔직해 질수 있었다. “감독님 전 사실 다큐영화에 대해 잘 모릅니다. 문외한에게 설명한다고 생각해주세요”라고 말이다. 그러고 나니 어깨위의 가방을 내려놓은 듯 한결 마음도 가벼워졌다.

  이번 호에 실린 키네틱 아티스트 최우람씨 인터뷰에서도 같은 경험을 했다. 예술관련 수업을 몇 차례 수강하긴 했지만 미술은 학문적 치부와도 같았기 때문이다. 최우람씨의 작업장으로 가는 발길은 무거웠다. 동료기자들에게 “아 인터뷰 망하면 어떡하지!”라는 푸념을 수도 없이 내뱉었다. 하지만 인터뷰는 평상시에 궁금했던 예술에 대한 질문들을 쏟아내며 예상외로 즐겁게 진행되었다. 되려 걱정에 괜히 기분만 언짢았던 자신이 한심스러울 정도였다. 

  살다보면 다양한 ‘첫 경험’을 하게 된다. 무언가 모르는 것, 지금까지는 전혀 경험하지 못한 것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기자가 영화감독, 아티스트와 인터뷰를 했던 때가 바로 그 때이다. 새로운 것과 마주하는 그 기쁨과 재미를 이제는 알고 있다. 오히려 익숙한 것과 만날 때의 지루함과 따분함은 매너리즘에 빠지게 만든다. 낯설음이 반갑고 즐겁다.

  앞으로의 장래가 두렵기만 한가? 기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처음 대학에 들어왔던 그때를 떠올려보자. 막연한 두려움에 떨지 않았나? 이제 당신의 모습은 돌아보아라. 이제 그 두려움은 온데간데 없다. 그 문턱을 넘어라. 즐기는 자 앞에 이기는 사람은 없다고 하지 않았나. 두려움과 모험 모두 즐길 준비가 되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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