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가 실험실습비 사용내역을 공개했다. 지난 9월 제기한 예술대 학생회의 공개 요청에 따른 것이다. 사용내역은 평범했지만 이를 공개하기 까지는 한 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원칙에 따라 보다 일찍 공개 했었다면 좋았을 텐데 뭘 그리 논의할게 많았는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실험실습비 사용내역은 학생들의 특별한 요청이 없더라도 공개되어야 한다. 실험실습비 운영지침은 매년 실험실습비 사용계획과 집행내역을 학과게시판과 홈페이지에 게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지키는 학과나 단위는 찾아보기 어렵다.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돈이 학과마다 실험실습비로 배정되는데 어디로 빠져나가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학내에 투명한 회계처리 문제가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초 52대 총학이 회계결산 이월금을 수령하던 당시에도 51대 총학생회장의 회계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개인이 모든 장부를 관리하고 영수증을 보관해 착복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번 의대 연구비 횡령 의혹도 투명한 회계처리 시스템이 있는 상황에선 불거질 수 없는 일이었다.

  과정이 투명하지 않으니 의혹도 멈출 수 없다. 실습비로 유흥을 즐겼네, 개인용도로 사용했네 따위의 루머는 구성원간의 불신을  키운다. 이런 불신은 학문 공동체에 악영향을 끼친다.

  올해 실험실습비에 배정된 예산은 51억이 넘는다. 등록금이 눈 먼 돈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감시와 투명한 공개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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