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요즘 이 두 글자처럼 사람을 ‘후덜덜’하게 만드는 말이 또 있을까. 그런데 중대신문에서 양 면을 털어 ‘문명’을 기획으로 다루다니. 대사건도 이런 대사건이 없다. 앞의 기사를 읽는 둥 마는 둥하고 바로 기획 면으로 이동했다.

  이지영 기자의 게임 체험기는 한 마디로 재미있다. 감칠 맛 나게 게임 체험을 풀어내는 필력은 ‘일품’이라고 칭찬하고 싶다. 기사를 읽으며 혹자는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고 혹자는 뜻 모를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게임에 중독되어 가는 기자의 심리선이 잘 표현되어 있고, 게임의 존재를 알게 된 후부터 게임을 끝낼 때까지의 이야기 흐름도 매끄럽다. 단순한 체험기만으로 끝내지 않고 11면에서 나름의 ‘의미’를 뽑아내고자 한 시도도 적절했다.

  체험 기사 말미에서 기자는 클리어 이후의 소감을 “상쾌하지만은 않았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어찌할까, 기사를 다 음미한 독자의 느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말은 풍성했지만 정작 참신하다고 할 만한 ‘내용’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 면에서 분석 기사를 실어 보완을 시도했지만, <문명5>에 관한 내용이라기보다는 게임 일반에 대한 얘기들이다. 그마저도 여기저기서 실컷 들어온 얘기들이라 그다지 새롭지 않다. 게임에 빠져 밤을 지새운 뒤 엔딩을 보며 느끼는 허탈한 감정에 견줄만하지 않은가.

  앞서 밝혔듯 소재 선정과 구성 자체는 훌륭했다. 그렇기에 ‘그 안에 들어갈 내용들이 조금 더 참신하고 깊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더욱 큰 것이다. 고로 독자가 이번 기획과 관련해 중대신문에 전하고 싶은 말은, “순순히 내용을 채워준다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송준영 (정경대 신문방송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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