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내 볼을 후려친다. 오래도록 함께 하리라 믿었던 솔로부대의 전우들은 “가을이잖아, 시기가 시기니까”라며 너무도 행복한 웃음과 함께 하나 둘 떠나간다. 더불어, 주변에서 소개팅 주선 요구는 빗발치지만 나한테는 해주는 사람 하나 없다.

  이러저러한 한탄을 나누며 저녁을 먹고 나오던 중 친구가 말한다. “와, 이렇게 추워질 동안 우리는 뭐 한 거지? 분명 얼마 전까진 안 이랬는데….”, “시험공부 했잖아.” 너무도 명쾌하면서, 어딘지 모를 씁쓸함을 풍기는 이 대답에 우리 모두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제 갈 길로 돌아간다. 누군가는 집으로, 누군가는 친구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정말 그랬다. 열심히 공부한 것 같지도 않은데, 시간은 너무나 빨리 흘렀고 겨울의 문턱 앞에 우리를 데려놓고 만 것이다.

  시험이 끝났다 해도, 레포트다, 토익이다 뭐다 하는 것들이 우리들을 괴롭힌다. 하고 싶은 일들을 해야 할 일 뒤로 미뤄놓고 우리는 또 레일을 뛰고 있다. 뫼비우스의 띠를 달리는 것처럼 레일의 끝은 막연하지만, 하염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할 것이 일상이다.

  그래도 한 번쯤은 뛰던 중에 잊어버렸던 것들을 되돌아보는 여유를 가져 보는 건 어떨까.

  오랫동안 얼굴을 못 본 다른 학교 친구를 만난다거나, 못 이룬 첫사랑을 추억하는 약간은 씁쓸한 여유, 하다못해 이 글을 읽어 주시는 잠시간만이라도. 그 여유 속에서, 모두가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행복하세요!


이현석 경영대 경영학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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