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원 도입 후, 한국에서 첫 발을 내딛는 의사나 법조인의 평균 연령은 서른살을 웃돌게 됐다. 교육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의학전문대학원(학부과정4년+의전원4년, 이하 의전원)은 학부제(예과2년+본과4년)에 비해 2년의 교육기간을 더 필요로 한다. 로스쿨 역시 4년의 학부과정을 마치고 로스쿨의 3년 교육과정을 마쳐야 한다. 게다가 학부과정을 마치고 곧바로 전문대학원에 입학하는 경우는 드물다. 전문대학원 입학 준비 기간을 더한다면 의사나 법조인이 되기 위한 시간은 더욱 지체된다. 남자라면 군복무까지 고려해야 한다.

고액의 등록금도 문제다. 의전원은 의무석사 과정이기 때문에 등록금이 비싸다. 중앙대 의전원의 경우에는 일반 대학원 의학과 보다 한 학기 200만원 이상이 비싸다. 서울 소재 대학의 로스쿨과 의전원의 한 학기 등록금은 평균 1000만원을 웃돈다.

등록금뿐만 아니라 전문대학원 지원을 위한 시험 응시료도 비싸다. 로스쿨 지원을 위해 필수로 치러야할 리트(LEET)시험 응시료는 25만원, 의전원 지원을 위해 필수로 치러야할 미트(MEET)시험 응시료는 27만원에 달한다. 때문에 경제적으로 고비용을 부담할 수 없는 학생들은 전문직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대안책으로 학자금 대출 제도가 있지만, 상환 부담이 있어 저소득층에 대한 입학 문호 확대는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학부과정을 마친 학생들은 또 다시 전문대학원 입시전쟁을 치른다. 우수현씨(의학전문대학원 2)는 “의전원 학생의 99%가 사교육기관의 도움을 받아 입학한다”며 “한 강의당 평균 15만원 정도로 보통 학생들은 4~5개의 강의를 듣는다”고 말했다. 전문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해서 필수가 돼 버린 사교육 때문에 많은 학생들은 오늘도 학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전문대학원은 국제화 시대에 맞춘 다양한 인력을 배출하자는 취지로 시행되었다. 특히 의전원은 대학원 수준에서 의학계열 진입이 결정돼 우수 인재의 기초학문 진입을 확대한다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이공계열의 학생들이 오히려 의전원 입시에만 매달려 의전원은 의학전문인 양성이 아닌 의사 양성소가 되었다.

생명과학과 A교수는 “사회 전반적으로 소득 불균형 현상이 대두되면서 돈을 잘 버는 직업이 좋은 직업이라는 인식이 자연스러워졌다”며 “학생들에게 일반 학부가 의전원을 가기 위한 이전과정으로 여겨진다면 의전원 제도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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