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기사가 있다. ‘총 펀드 손실액 중 8억5000만원 복구’. 얼핏 보고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전혀 다행이 아니다. 기대를 한참 밑도는 펀드 수익률, 그리고 중대신문의 실망스런 보도 태도가 말이다.

  기사는 ‘중앙대가 펀드 손실액을 조금씩 복구하고 있다’로 시작한다. 사실이면서, 사실이 아니다. 2년 동안 고작 8억5000만원이라니. 최초 투자액 150억원을 기준으로 2년 간 6%, 연 평균 3% 정도 회복한 셈이다. 연평균 물가상승률이 3.3%이고,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3%대인 걸 생각해보면 이건 회복이라 하기도 민망하다. 손실 후 금액 82억원을 기준으로 잡으면 수치는 좀 높아지겠지만, 다른 펀드의 회복세를 생각하면 여전히 낮다.

  어쩌면 내 얕은 금융 지식으로 알지 못한 뭔가가 있을지도. 하지만 당연히 있어야 할 금융 전문가의 분석은 기사 어느 곳에도 없다. 학교 관계자만 등장하고, ‘타대학도 펀드 손실로 고전하고 있다’는 옹호적 문장까지 있다. 이쯤 되니 정말 몰라서 그랬는지, 아는데 일부러 그랬는지 싶다. 한 쪽 이야기를 검증하고 그 과정에서 지식이 부족하면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게 취재의 기본인데, 이번 기사는 기본을 망각했다. (심지어 오타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금융 용어도 등장했다)

  이것저것 다 떠나서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살인적 등록금이 이슈인 현실에서 대학이 펀드 투자를 하는 게 옳은가에 대한 고민이 단 한 줄도 없다는 것이다. 만약 손실이 아니라 수익이 났다면, 등록금으로 돈벌이 하는 학교를 칭찬이라도 할 참인가? 대학의 가치, 등록금의 가치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 대학신문. 혹시 중대신문의 통찰력도 마이너스 수익률인 것은 아닌가?

임효진 동문(정경대 신문방송학과 01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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