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이 되면 중앙人 커뮤니티는 ‘부정행위’에 대한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부정행위를 목격했다’는 제보 글부터 강의실에 남아있던 커닝페이퍼를 직접 촬영하여 부정행위자를 추적하는 글까지 개제된다. 시험기간마다 반복되는 ‘부정행위 소동’을 단순한 학생들의 인식부족으로 내몰기에는 중앙대는 너무나 ‘커닝하기 좋은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그리고 이는 대부분 감독관의 감독태만으로 조성되고 있다.

  기자는 작년 황당한 부정행위를 목격한 적이 있다. 해당 과목은 수강인원이 많았지만 아쉽게도 분반이 이뤄지지 않은 채 시험이 실시되었다. 결국 학생들은 부득이하게 붙어앉게 되었고 바로 옆자리에 앉아 똑같은 시험을 응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관은 부정행위 예방을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최소한의 자리 재배치조차 시도하지 않은 채 시험은 실시되었고 뒷자리의 많은 학생들은 (심지어 속삭이는 소리마저 들렸다) 너무도 쉽게 부정행위를 시도하고 있었다.

  이어진 감독관의 무성의한 감독태도도 문제였다. 시험이 이뤄지는 동안 학생들을 쳐다보지 않고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거나 독서를 하기도 했으며 전화벨이 울리자 잠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이미 강의실은 ‘부정행위무법지대’에 놓여있었다. 문제는 이런 경우가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는 일이다.

  부정행위는 대부분 엄격한 감독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지난 23일 공동출제과목인 ‘회계와 사회’ 중간고사가 일제히 치러졌다. 객관식으로 이뤄지는 시험 특성상 부정행위에 대한 염려가 많았지만 이는 노파심에 불과했다. 감독관은 일일이 신분증과 얼굴을 대조하는 철저함을 보였고 모든 가방은 앞쪽으로 수거되었다. 강의실당 2명씩 배치된 감독관들은 일사불란하게 시험을 진행했고 결국 커닝페이퍼와 대리시험 등 모든 부정행위를 사전봉쇄 했다. 이는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시험시작 전 학생들의 자리를 맞바꾸거나 철저한 시험감독 만으로도 부정행위를 차단할 수 있다. 부정행위 예방 및 적발은 감독관의 의지에 달려있다.

  부정행위 처벌방안 강화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시험 감독관의 의식 개선 및 전문 교육’이다. 애초에 시험 감독관의 의지가 없다면 부정행위적발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설사 부정행위가 적발되더라도 처벌하기 보다는 어물쩍 넘어가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면 제도자체가 무용지물이 된다. 또한 나날로 발전해가는 부정행위 수법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도 필수다.

  ‘에이 설마’, ‘우리 학생들을 믿는다’는 어설픈 생각으로는 커닝족들의 제물로 전락할 뿐이다. 학생들을 예비 부정행위자처럼 몰아가는 과도한 부정행위방지책 보다는 감독관의 철저한 시험감독과 감독환경 개선(수강인원 50명 이상 시험에선 최소한 감독관이 2명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이 뒷받침된다면 보다 효과적인 방향으로 부정행위를 차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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